한국뇌연구원, 루게릭병의 새로운 발병기전 규명

한국뇌연구원(KBRI·원장 서판길)은 김형준 치매연구그룹 박사 연구팀과 김기영 순천향대학교 교수팀, 이성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등이 공동으로 루게릭병 발병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FUS의 글루타치오닐화를 발견했다. 또 이를 조절하는 효소로 글루타치온 전이효소(GSTO)를 발굴해 새로운 신경병리 기전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김형준 한국뇌연구원 치매연구그룹 박사
김형준 한국뇌연구원 치매연구그룹 박사

신경세포 내 FUS의 비정상적 응집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한다. FUS의 비정상적 응집이 관찰되는 대표적 질병은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루게릭 병)이다. FDA의 승인받은 약물은 릴루졸과 에다라본 등 2가지이다. 두 약물은 기대 수명을 단 몇 개월 연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이며,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에는 FUS 단백질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세포질 내 응집체가 많이 발견되는데, 이와 같은 원인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퇴행을 일으킨다. 아직 원인 단백질이 어떻게 응집을 형성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액체 상전이를 통한 FUS 단백질의 응집체 형성에 '글루타치오닐화' 과정이 중요함을 새롭게 발견하고, 신규 조절인자 글루타치온 전이효소가 FUS 단백질의 글루타치오닐화를 조절해 응집체 형성을 억제, 신경세포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FUS 단백질 응집체 형성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발병기전과 신규 조절인자를 규명, 향후 루게릭병 환자의 신경세포 내 축적된 비정상 단백질 형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전략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순천향대학교 BK21FOUR사업,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디벨롭멘탈 셀(Developmental 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