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에 발맞춰 통계 데이터 거버넌스를 확보하기 위해 '통계처 승격' 승부수를 띄웠다.
27일 관가에 따르면 통계청이 국가 통계 주도 조직 위치를 공식화하기 위해 부처 승격을 추진 중이다.
통계청이 직접 작성하는 통계는 66종으로 이 중 경제 분야 통계는 약 20종이다. 그 외에는 각종 사회, 문화와 관련한 통계를 생산한다. 또 다른 부처에서 생산하는 통계를 국가통계포털(KOSIS)에 올려 관리한다.
통계청이 통계처 승격을 추진하는 것은 포괄적 연금통계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세청과 갈등을 빚은 경험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포괄적 연금통계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각종 연금데이터를 통계청이 보유한 각종 인구, 주택 소유, 일자리 관련 통계와 연계해 국민들의 연금 가입과 수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통계다. 하지만 통계 구축을 위해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가 필요한데 이를 제공받는 것을 두고 부처 간 입장 차이가 커 통계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괄적 연금통계 구축은 지난 1월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당일 보도자료 배포가 취소된 바 있다. 이후 기획재정부가 중재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포괄적 연금통계 사례 전에도 통계청이 데이터와 관련한 거버넌스에 제대로 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류 청장은 이에 취임 후 동형암호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한 'K-통계시스템' 구축을 내세웠다. K-통계시스템은 해외에서도 새로운 국가통계 패러다임으로 호평을 받았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통계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류 청장은 지난 25일 열린 한국조직학회 세미나에서 '국가 통계데이터 거버넌스의 발전 방향'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국가 통계데이터 거버넌스가 부재하다”며 “다른 부처와 협조가 어려워 부처간 자료 연계와 활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류 청장 본인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바뀔 가능성이 높아 통계처 승격이 되더라도 본인이 직접 누리는 것은 없다”며 “그럼에도 통계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껴 통계처 승격 기조연설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계청 승격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에서 결정할 사안이다. 인수위는 지난 23일 TF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정부조직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TF는 기획조정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각 분과와 협력체계로 운영한다. 정부조직개편 발표 시점은 아직 불명확하다. 다만 박근혜 정부 인수위가 출범 후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는 데 11일이 걸렸던 선례를 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조직개편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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