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 의료영상 데이터를 판독, 과중한 수의사 업무를 줄여주는 시대가 다가왔다. 첨단기술 개발이 필요한 기업에 기술력을 갖춘 연구기관을 연결, 맞춤형 지원과 제품 출시를 돕는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 성과로 이를 이루는 첨단 서비스가 개발됐다.

'이노그리드'는 과기정통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에 힘입어 AI 기반 수의학 의료영상 촬영·판독을 손쉽게 지원하는 서비스 '팅커펫'을 도출했다.
이노그리드에 방문해 팅커펫 성과가 어떤 모습인지, 또 이 서비스 이용이 얼마나 손쉬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비스 로그인 후 '판독의뢰' 창에서 환자명, 품종, 체중 등 정보와 판독 대상이 되는 엑스레이 등 사진을 입력하는 것으로 모든 작업이 끝났다.
이후 사진에서 도출된 증상 가능성이 퍼센티지(%)로 표현됐다. AI 판독 결과가 순식간에 눈앞에 펼쳐졌다. 추가로 서비스에 연결된 전문가로부터 의견서를 받는 것까지 가능하게 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건국대 컴퓨터공학과·수의학과와 협업한 결과 이 같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노그리드는 본래 클라우드컴퓨팅 전문기업으로 팅커펫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이다. 문제는 판독에 쓰이는 AI 기술이었다. 기술 확보를 고심하던 중, 늘 지켜보던 IITP 공고란에서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을 접해 지원하게 됐고, 지금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팅커펫에 쓰인 AI 기술력은 우리가 미처 갖추지 못해 외부 도움이 절실했다”며 “IITP 도움으로 건국대 컴퓨터공학과와 연결, 팅커펫 서비스 엔진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반려동물 무릎, 고관절 부분만 판독할 수 있고 아직 필드 테스트 단계지만, 곧 서비스 상용화 및 저변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복부, 흉부, 근골격 등 24개 질환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총 63만 장 분을 지난해 확보했고 올 연말에는 서비스 시작을 계획 중”이라며 “앞으로 수의사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자에게 질환 발병 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을 하는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를 교두보로 중국 등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것도 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기업 기술력 업 파트너 ICT R&D 혁신 바우처]<3>이노그리드, 동물 의료영상 AI 판독 시대 연다](https://img.etnews.com/photonews/2203/1515242_20220328124931_362_0003.jpg)
이렇게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데, IITP 공이 컸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은 기업이나 기관 대상 사업에 주력하다, IITP 도움으로 사업 모델을 늘리고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가능하면 많은 기업이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는 뜻도 밝혔다.
기업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자체 개발·보유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쉽지 않은 일이다. 공동 연구개발(R&D) 기관을 직접 찾기도 어렵다. IITP에서는 매칭 중개를 하는 '이지매칭 시스템'을 운영 중으로, 기업이 시스템에 수요 기술을 등록하면 IITP 기술 중개 기관이 개발 가능 기관을 탐색해 매칭 지원한다.
김 대표는 “기업이 못 가진 부분을 외부 도움으로 이루고, 융합과 사업화에 이르는 것이 ICT R&D 혁신 바우처 지원사업 취지”라며 “더 많은 기업이 도움 받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