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코로나19 확진 규모가 11주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확진자 정점으로부터 2∼3주 후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는데다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더 큰 하위 변이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며 위험 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8만7213명으로 25일 만에 2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13∼19일 40만4619명으로 10주 연속 일평균 확진자가 폭증하다가 11주 만인 지난주 35만1310명을 기록해 증가세가 꺾였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11주 만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코로나19 대응 백브리핑을 통해 “전면적인 유행을 겪으면서 감염자가 증가하고, 백신 접종에 따라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늘면서 감소세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세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이날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27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287명으로 26일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2~3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사망자 수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확진자 비중이 커지는 점도 문제다. 지난달 초까지 10%대를 밑돌았던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지속 증가해 전날 20.9%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20%를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84.9%, 94.9%를 차지했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 확산도 또 다른 변수다. BA.2 검출률은 지난주 기준 56.3%로 올라서면서 우세종이 됐다. 이달 1∼4주차 BA.2 변이 점유율은 22.9%→26.3%→41.4%→56.3%로 증가세다.
권 1차장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매섭게 확산하면서 유럽국가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 사례들도 있음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이 확실히 감소세로 들어갔는지는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사적모임을 최대 8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내달 2일 종료된다. 거리두기 조정안은 1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이번주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종료되면서 이번 주중에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에 금주부터 보고를 시작하기 때문에 보고 과정에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