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디지털 활용 역량 하위권

한국 기업, 디지털 활용 역량 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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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의 디지털 접근성을 갖췄지만 기업 디지털 활용 역량은 주요국에 비해 저조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해외 주요 기관의 디지털 경쟁력 비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서 발표하는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는 64개국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포용적 인터넷 지수에서 120개국 중 11위, 시스코(CISCO)의 디지털 준비지수에서는 141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 포용적 인터넷 지수는 한 국가에서 인터넷 접근 가능성과 수용성, 사회경제적 관련성 정도를 포괄적으로 측정한 지수를 말한다.

높은 수준 디지털 접근성에도 기업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에서는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249인 이하)은 디지털 역량 지표가 대기업(250인 이상)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로존(19개국) 및 영국과 우리나라를 비교·분석한 결과 디지털 경제 활용 역량을 보여 주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용 비중은 대기업이 46.5%로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중소기업도 24.5%로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19위에 그쳤다.

디지털 경제 시대 중요성이 높은 고객관계관리(CRM) 사용 비중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51.2%, 17.3%로 모두 20개국 중 19위에 머물렀다. e커머스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 비중도 대기업은 38.2%를 기록해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17위로 나왔다. 중소기업은 이보다 낮은 20.1%였지만 순위에서는 11위에 올랐다.

CRM 소프트웨어 활용 기업 비중 (2021년, 한국은 2020년). [자료:OECD]
CRM 소프트웨어 활용 기업 비중 (2021년, 한국은 2020년). [자료:OECD]

빅데이터 사용 기업 비중은 대기업이 47.7%로 6위, 중소기업이 12.2%로 10위를 각각 기록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대기업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로 고령화와 디지털 양극화를 꼽았다. 중소기업 종사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이 대기업보다 크고,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디지털 관련 교육과 훈련을 강화해 디지털 기술이 있는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면서 “세대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고령층에 대한 디지털 적응도를 집중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