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사 대표 “백신, 국가 안보차원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키워야”

5월 출범하는 새 정부가 국가 주도로 백신 등 바이오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보·주권 확보 차원에서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9일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바이오경제포럼에서 “국가 차원 백신 개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려면 국가 중심 톱다운 방식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경우에는 아예 백신 기술별로 성공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정해 조단위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텀업 방식과 톱다운 방식 중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할 수 없지만 바이오 산업 특성상 스피드와 성공 확률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이날 △글로벌 파트너십 △국가 안보 관점 접근 △평시 생태계 준비 △디지털 전환, 인력 투자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등이 바이오 산업 정책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포럼에서는 국가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혁신연구를 파격 지원하는 '한국형 ARPA-H'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오준병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8개 부처에 분산 지원하는 바이오의약품 예산과 정책을 통합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전국 바이오 클러스터에 대한 구조조정과 통합 △수평적 통합과 수직적 계열화(원부자재, 생산공정 국산화) △메가 바이오 펀드 조성 △기초과학 분야 국제적 네트워킹과 공동연구 △ICT 산업과 연계가 국내 바이오 산업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미국이 계획 중인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을 구축을 롤모델로 제시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 신설과 65억달러(7조4000억원) 예산 배정을 추진 중이다. 알츠하이머, 당뇨, 암 같은 질병에 대응하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하는 목적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형 ARPA-H'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미션 제시 △미션 달성을 위한 대폭적인 투자와 중장기적인 지원 △세계 최고 수준 PM 영입을 위한 파격적인 고용조건과 전권 부여 △프로젝트 예산운영과 관리 관련 감사 유예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