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문윤성SF문학상][중단편가작]육선민 작가 "소멸 겪는 지구의 소수, 우주의 미지 생각"

[2022문윤성SF문학상][중단편가작]육선민 작가 "소멸 겪는 지구의 소수, 우주의 미지 생각"

글에 붙어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계속 써왔다. 하루만 더, 하루만 더, 그런 하루들이 모여서 여전히 소설을 쓴다. 그만할까 싶다가도 묻어둔 이야기를 돌이켜보며 다음 공모전까지만 써보자 다짐하며 느리게 나아갔다.

내 다음을 응원해주고 함께 글을 놓지 않은 하옥단문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항상 믿어주었던 남자친구도, 무슨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던 제게 좋아하는 글을 찾으라는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신 교수님, 선생님들도 고맙다. 무엇보다 대뜸 예술고등학교로 진학해서 일찍 집을 나가버린 어린 저를, 묵묵히 응원해주고 지켜봐준 엄마아빠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여본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 얻은 첫 수상에 감격스러우면서도 계속해서 나아가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았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없는 것이 될 수 있을까. 우리 중심 세계에서 우리에 속하지 않는 모든 존재들의 정형과 삶의 방식이 '우리'로 인해 와해돼 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어디까지를 '우리'로 여기고 있을까. 이 이야기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세계 다수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 다수가 소수로부터 앗아가는 것들에 대해. 나의 무지가 앗았던 것들에 대해. 자기반성과 함께 그렇게 소멸을 겪고 있는 지구의 소수들과 우주의 미지들을 생각하며 썼다. 어쩌면 나와 우리도 어딘가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존재일지 모르겠다. 욕심일 수 있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로 닿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중단편 가작 '사어들의 세계'

육선민 작가

-1997년생

-안양예고

-단국대 문예창작과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 수료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