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현장을 가다]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 “문화향유 기회 확대”

'감동적인 문화 소통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고, 국가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융합 문화기술 연구·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 다산빌딩에 위치한 한국문화기술연구소(소장 전문구) 비전이다. 석·박사 출신 전문 연구원 10여명이 문화기술 연구·개발(R&D) 과제에 몰두하고 있다.

과학기술·문화예술·인문사회 등 다양한 학문 분야 간 교류와 융합에 기반을 둔 문화산업 융합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3년 4월 설립된 연구소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술 연구 주관기관으로 지정됐다. GIST가 보유한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이미지 처리 등 첨단기술을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현장 수요에 맞게 응용해 개발 중이다. 문화기반시설인 전시관, 박물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증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연구소는 △문화기술 분야 표준화 연구 △문화기술 분야 국내외 산·학·연 공동연구 및 기술제휴 △문화기술 연구 및 기술개발 △문화기술 분야 중소기업 기술 이전 △문화기술 개발·보급 및 정부 수탁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지능형 전시해설 수어변환 기술' 시범 서비스했다. 청각장애인이 박물관, 미술관 같은 전시시설 관람을 어려워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전시해설문, 오디오 안내, 시설물 안내 등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 수어 변환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3500여개 해설문장과 1700여개 수어단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으며 수어번역 아바타를 통해 전시해설 서비스를 선보였다.

문화유산과 문화자원을 디지털로 재현해 일반인이 쉽게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현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콘텐츠 추천 시스템, 제스처 인식 미디어월도 개발했다. 지난해 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갤러리에서 인터랙티브 체험형 전시 '혜초의 실크로드전'을 통해 실증 테스트했으며 전국 지자체와 유관기관에 보급할 계획이다.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가 선보인 인터랙티브 체험형 전시 혜초의 실크로드전.
GIST 한국문화기술연구소가 선보인 인터랙티브 체험형 전시 혜초의 실크로드전.

이 밖에 혼합현실(XR) 홀로그램 플랫폼을 개발해 불국사 석굴암, 다보탑, 석가탑 등을 3D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송광사 목조삼존불감, 마한 금동신발, 신안선 해저유물 등 다수의 문화유산을 3D 데이터로 재현해 실감형으로 전시·체험할 수 있는 토대도 구축했다.

전문구 소장은 “GIST가 보유한 기술력을 전시체험 분야에 적용해 프로토타입 R&D를 수행하고 현장 적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우수한 문화예술 자원 및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