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메이저 알트코인 라이트코인(LTC)의 운영재단이 일본 욱일승천기와 라이트코인 로고를 합성한 게시물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올려 한국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30일 라이트코인 재단은 한 관계자가 만든 욱일승천기-라이트코인 로고 합성 이미지를 트위터에서 '리트윗(Retweet)' 했다.
이는 최근 주요 일본 가상자산거래소협회(JVCEA)가 사전 선별한 18개의 코인 '그린리스트'에 라이트코인이 포함된 것을 자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때 시가총액 5위권을 자랑했던 라이트코인은 현재 20위권으로 밀리며 예전 위상이 상당히 퇴색됐지만, 유독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리며 꾸준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된 전범기 이미지를 게재한 라이언 라이트는 본인을 라이트코인 재단 관계자이자 오닉스코인의 어드바이저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 트위터 이용자들은 “한국 라이트코인 홀더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전범기)문제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항의했고, 일본 네티즌들은 “일부 증오단체에 의한 헛소리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일본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받아치며 양 국가 간 온라인 갈등 양상으로 격화됐다.
이에 대해 라이언 라이트는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해당 이미지를 삭제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다시 게재하겠다”고 해명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흰 바탕에 붉은색 원과 사선으로 구성된 욱일승천기 문양은 국내에서는 일본 전범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1870년 일본 육군 군기, 1889년 일본 해군 깃발로 채택된 욱일기 디자인을 '전통 문양'이라고 주장하지만, 이후 욱일기가 식민지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됐다는 사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독일 나치 전범의 상징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에 비해 서양에서는 전범기라는 인식이 높지 않다.
최근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를 미화하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글로벌 배포하며 다시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해당 영상은 한국어 버전으로도 제작돼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로 유통 중이다.
유튜브는 광고 정책에서 '인종차별, 혐오 등을 조장하는 콘텐츠는 광고로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유튜브코리아 측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일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 27일 유튜브코리아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광고 금지 요청을 하는 등 시정운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라이트코인은 가짜 보도자료 소동에 이어 이번 전범기 논란으로 신뢰도가 더욱 추락하게 됐다. 지난해 9월 보도자료 배포 업체 뉴스와이어를 통해 “월마트 모든 e커머스 스토어가 라이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로이터, CNBC 등 유명 언론이 이를 보도했으나, 라이트코인 측이 이를 부인함에 따라 결국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라이트코인 재단은 해당 소식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식 SNS에 게재했다가 이후 삭제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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