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현재 방역 기조와 가장 큰 차별점으로 든 것이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방역'이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방법론으로 코로나19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항체 양성률 정기 조사를 구체화해서 제시했다.
코로나비상대응특위가 코로나19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운영과 관련해서는 인수위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이 빠른 합의를 이뤘다. 향후 구축되는 코로나19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확진자 현황과 예방접종, 이상반응 사례 등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특위에 참여하는 한 위원은 “조만간 질병청,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여러 곳에 산재된 자료를 한 곳에 모아서 연구자에게 오픈하겠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의료계와 학계에서는 관련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았던 만큼 국가 단위의 빅데이터 플랫폼이 생기면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해서 발생 현황을 분석하고 더욱 정밀한 예측 모델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확진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방역조치 완급을 조절하고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서 방역 수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항체 양성률 조사도 같은 맥락이다. 인수위 제안을 통해 진행될 항체 양성률 조사는 국민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19 항체 보유율과 숨은 감염자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지역별·연령별·직업별 감염 현황 등을 파악해서 항체 보유자가 적은 영역에 방역 정책을 집중할 수 있다. 기존에도 분기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코로나 항체보유율을 조사하고 있지만 샘플 규모가 적고 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설계되지 않은 등 한계가 있었다.
성별·연령·지역 등 기본 항목에 더해 예방접종 여부, 백신 종류, 증상 유무, 감염 경로 등 변수를 추가하면 단순 역학조사로는 알 수 없는 백신 종류별 항체 형성률 효과나 동일한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감염이 잘 되지 않거나 증상이 경미한 일명 '슈퍼 면역자' 여부 등 감염 결정 요소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서울대 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장)는 “항체 타이터(배양액 속 항체량 수치화) 결정 요인을 보기 위해 백신 종류, 증상 종류, 중증도, 성별·연령, 기저질환, 감염경로 등 변수를 잘 설계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변수를 반영하려면 패널 규모를 더 키울 필요성이 있고, 적은 규모의 파일럿 스터디를 먼저 시행해서 디자인을 고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는 확산 감소세가 확인될 때까지 완급 조절 가능성이 있다. 확진자가 다시 40만명대로 올라간 만큼 정점과 확실한 감소 추세를 확인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동네 병·의원 중심 진료 환경을 갖추기 위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확보를 위한 예산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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