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가전 생산 거점인 'LG스마트파크'가 국내 가전 업계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됐다. LG전자는 60년 이상 축적한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생산기지로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서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도입한 공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은 2018년부터 세계 공장을 심사해서 매년 두 차례 선발한다. 국내에서는 2019년 포스코와 지난해 LS일렉트릭이 선정됐다. 국내 가전 업계에서는 LG스마트파크가 최초로 선정됐다. 올해 선정된 13개 기업 중 한국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는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기지다. 총 8000억원을 투입,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4년간 약 4800억원을 투자한 통합생산동은 1단계 가동을 시작했다.
LG스마트파크는 생산, 부품 이동, 재고 상황 등 실제 공장 가동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능형 공정 시스템'을 갖췄다. 시스템은 LG전자가 AI, 빅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기술인 디지털트윈을 결합해서 독자 개발을 했다. 30초마다 공장 안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서 10분 뒤 생산라인을 예측하고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LG스마트파크에는 생산라인을 따라 최대 30㎏의 자재를 이송할 수 있는 고공 컨베이어가 설치돼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도어 힌지, 정수기 필터 등 냉장고 소형 부품이 담긴 박스를 컨베이어에 얹으면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고공으로 올린 뒤 부품이 필요한 작업 구간으로 자동 배송한다. 컴프레서나 냉각기 등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라인의 로봇 팔은 고주파 용접 기술을 학습하고 카메라로 위치를 정밀하게 인식해서 균일한 온도와 시간을 맞춰 용접한다.
LG전자는 스마트파크 구축으로 생산성을 20% 향상했다. 새로운 냉장고 모델 생산을 위한 라인 개발 및 구축 기간도 30% 단축했다. 스마트파크에 에너지저장장치(ESS),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BECON)'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을 약 30% 개선했다.
스마트파크는 2025년에 완공되면 최대 200만대 수준인 냉장고 생산 능력이 3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LG전자는 지능화 공정 기술을 글로벌 생산 법인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LG스마트파크는 세계 최고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경험 혁신의 전초기지”라면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가전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