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조부터 유통 한 자리에...'맥주산업박람회' 열기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박효주기자]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박효주기자]

“양조장에서 갓 만들어 온 맥주 맛보고 가세요.”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부터 사흘 간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맥주 재료와 양조 장비·설비 기업부터 양조장, 수입·도매사, 프랜차이즈 등 전 산업 밸류체인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 7개국이 참여해 총 120개사, 200여부스로 구성됐다. 올해는 '드링크 다이버시티(DRINK DIVERSITY)'라는 슬로건으로 프리미엄 전통주를 비롯해 내추럴 와인, 크래프트 주류·음료 등과 리테일 테크 분야 기업들도 전시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에 찾은 박람회장은 아직 이른 시간이라 관람객이 많지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코로나19 이후 침체기를 보냈지만 최근 거리두기 완화 등 영향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사진=박효주기자]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사진=박효주기자]

이번 박람회는 각 지역 양조장마다 차별화한 특색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강원도 춘천 양조장인 감자 아일랜드는 지역 명물인 감자와 닭갈비, 단팥 등을 활용한 맥주를 선보였고 강원 정선 탄광촌을 모티브로 한 아리랑브루어의 아리비어도 눈에 띈다. 안동 지역 양조장인 안동맥주 '무량수'는 지역 농산물인 방아잎, 석장으로 만든 고제 스타일 맥주다. 안동맥주 관계자는 “안동 지역 로컬 맥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고수씨보다 향이 좋은 방아잎을 활용해 재해석한 제품을 만들게됐다”고 설명했다.

홉, 맥아, 효모 등 맥주 원재료의 국산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점도 올해 박람회의 묘미 중 하나다. 그 동안 맥주는 수입산 재료를 대부분 사용해 만들었지만 국내 수제 맥주 산업이 커지면서 원재료 국산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날 박람회장 중앙에 각각 위치한 홍천군, 군산 등 부스는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박효주기자]
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가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막을 올렸다.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박효주기자]

강원도 홍천군은 연충흠 하이디치유농원 대표가 토종 홉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재배까지 이어진 경우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신활력플러스 사업에 선정됐고 지난해 시험 재배를 마쳐 올해부터 농가 9곳에 재배될 예정이다. 전북 군산에선 맥아 국산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리 주산지로 유명한 군산은 농가 소비처 확대를 위해 2017년 국내 최초 제맥 공장을 만들고 군산 맥주보리 품종 '광맥'을 농가에 보급해 맥주보리 전용 재배 단지를 조성했다.

KIBEX 2022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에서 재배된 농산물도 맥주 재료로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국내 맥주업계가 진정한 K-BEER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