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이 보유한 최첨단 반도체 공정 나노팹 인프라와 우수한 연구자들의 연구역량을 한 곳에 결집해 세계 최고 수준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를 내겠습니다.”
이명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장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가다. 지난해 6월 DGIST가 설립한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를 이끌며 반도체 분야 차세대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는 DGIST가 차세대 반도체 융합기술을 창출하고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에서 설립됐다. 연구소를 맡은 이명재 박사는 경희대 전자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종합기술원 등 국내 굴지 대기업에서 줄곧 반도체 관련 연구를 해오다 지난 2015년 DGIST로 자리를 옮겼다.
이명재 소장은 지난 2020년 2차원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텅스텐과 육방정 질화붕소를 결합해 '0', '1', '2' 인 3개의 논리상태 구현이 가능한 뉴로모픽 소자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대용량 정보처리가 가능하면서 반도체 집적회로를 지금보다 작게 만들 수 있는 핵심기술로 평가받았다.
이 소장은 “대용량 정보처리가 필요한 AI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초절전형 소자·회로 기술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AI 개발과 두뇌 모방형 반도체와 같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소자 기술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를 이끌며 그동안 이뤄낸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소는 지난해 2021년 '대학 나노인프라 혁신사업' 총괄주관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소는 첨단나노인프라 확충·고도화, N-STAR 나노기술 전문가 양성, 기술지원서비스 고도화·전문성 제고, 영남·강원권 나노기술역량강화 등 4대 핵심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 나노인프라 구축과 함께 앞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화,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선도 등 국가 핵심현안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소장은 “사용자 중심 개방형 나노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서 “이를 통해 국가 나노인프라 권역허브로서 사회·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동시에 지역 산업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2학기부터 DGIST 학부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CMOS 공정 실습교육도 시작했다. 이 소장은 “이론 중심 기존 반도체 교육에서 더 나아가 실습 중심 교육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설계·공정에 핵심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테퍼(Stepper), 이온 주입 시스템 등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이지만 학부생이 접해보기 어려운 장비를 포함해 실제 반도체에 필수 구조인 CMOS를 6인치 실리콘 기판에 일관 공정으로 직접 제작해 보고 전기적 특성을 평가하는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이 소장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해 지역과 동반성장은 물론, 우리나라 산업구조 개편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