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면서 홈쇼핑과 면세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해외여행 물꼬가 트이면서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리오프닝을 겨냥한 프로모션 경쟁도 본격화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국내 면세점 내국인 매출은 직전 열흘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늘었다. 롯데면세점 매출은 무려 67% 뛰었고,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도 각각 36%, 41% 증가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면세품을 사전 구매하는 내국인이 늘어난 덕분이다.
면세업계는 다양한 혜택으로 리오프닝 수요 선점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내달 1일까지 내국인 고객 대상으로 대규모 증정 및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시내점에서 1만달러 이상 구매하면 결제 포인트 'LDF PAY'를 최대 200만원까지 증정한다. 역대 최대 금액 증정 행사다. 신세계면세점도 이달 8일까지 랜더스데이 프로모션을 열고 온라인몰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사업도 정상화에도 속도를 낸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 3월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베트남 하노이공항점의 영업을 2년만에 재개했다. 상반기 내에 다낭공항점과 나트랑깜란공항점도 재오픈 예정이다. 베트남을 찾는 국내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한국에서 오는 모든 인원에 대해 무비자·무격리 정책을 시행했다.
홈쇼핑 업계도 모처럼 웃었다. 해외여행 패키지가 불티나게 팔리며 외형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해외여행 상품 판매 방송을 열었다. 특히 지난달 27일 진행한 스페인·이탈리아 패키지 방송의 경우 1시간 동안 2800여건의 고객 주문이 몰려 주문금액이 150억원을 넘어섰다. CJ온스타일은 이달 3일에도 두 차례의 유럽여행 상품 방송을 편성하는 등 여행 서비스 판매를 본격화한다. TV홈쇼핑에서는 매주 1회 이상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T커머스 채널에서도 매주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도 유럽, 동남아 등 인기 여행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상품 판매 방송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강재준 롯데홈쇼핑 식품리빙부문장은 “해외여행 가장 큰 걸림돌인 '해외입국자 자가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샵도 이달부터 해외여행 상품 방송을 재개한다.
해외여행 패키지 흥행으로 홈쇼핑 취급고 성장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홈쇼핑에서 여행·렌털 등 무형상품의 경우 정액수수료로, 정률수수료를 받는 일반 상품보다 이익률은 낮지만 판매 단가가 높아 취급고 성장에 유리하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 취급고 신장률은 1.2%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