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쌍용차 협력 길 열려있다"

"SPC 설립 등 많은 시간 소요
인수 무산 통보 안타까운 일"
위탁 경영 등 도움되다면 협력
전기차 본연 사업에 집중 밝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쌍용차 인수와 경영에 협력할 뜻이 여전히 있다”고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위탁 경영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강 회장은 쌍용차 인수 무산 이후 전자신문과 만나 “앞으로 전기차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살릴 기술이 있는데도 인수가 무산된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쌍용차 회생은 우리 같은 전기차 기술을 가진 회사뿐”이라고 주장했다. 에디슨모터스의 독자 전기차 배터리시스템과 설계 기술을 통해 주행 성능과 가격경쟁력까지 높일 대안이 있는데도 이를 실현할 수 없게 돼 아쉽다고 설명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에디슨모터스는 기업결합신고 등이 지연되면서 계약금(30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743억원에 대한 납입시한(4월 25일)과 관계인집회 개최를 연기해달라고 쌍용차에 요청했다. 이후 쌍용차가 이를 거절하면서 인수를 위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강 회장은 “지난 수개월간 쌍용차 인수를 위해 자금뿐 아니라 전기차 로드맵 등 많은 준비를 해온 입장에서 뒤통수를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안정적인 쌍용차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돼 '관계인 집회' 연기 신청 요청 후 합의까지 했음에도 쌍용차로부터 돌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강 회장은 또 “지금까지 우리를 믿어준 회사 임직원과 주주, 투자자 등에 무책임한 사람이 된 것에 마음이 무겁다”면서 “이 때문에 개인 사재를 털어 56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쌍용차 인수와 경영에 얼마든지 협력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기회가 된다면 위탁 경영이라도 해보고 싶다”며 “현재 협력을 제안해오는 업체도 있는 만큼 쌍용차를 잘 살리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쌍용차를 전기차 전문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쌍용차의 주요 모델에 대한 전동화 설계도 이미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완성 전기차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회장은 “에디슨이노(옛 유엔아이)를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과 충전 등 주요 부품 기업으로 키우고, 여기에서 나온 부품으로 에디슨EV 전기차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전기차뿐 아니라 관련 부품 생태계까지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강 회장은 “원래 하려고 했던 일은 세계 약 20개의 전기차 조인트 벤처가 합쳐진 회사를 만들어 지역별로 연간 30만~50만대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