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DX, '대-중기 격차' 해소 핵심 과제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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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디지털 격차 해소가 핵심 과제로 등장했다. 소프트웨어(SW) 등 산업계는 새 정부가 디지털 전환(DX)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견·중소기업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 규모별 산업 디지털 전환 격차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해 기업 규모별로 데이터·인공지능(AI) 활용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은 22.4% 수준이지만 중견기업은 2.0%, 중소기업은 1.9%에 불과했다. SW업계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격차를 체감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디지털 전환을 원하지만 어떤 비즈니스에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지, 디지털 전환 후에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문귀동 다쏘시스템코리아 영남본부장은 “중소·중견 제조업체는 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기업 비전이나 사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준비하고 결정해야 하는지 어려워한다”면서 “이를 고려하지 않은 공공정책은 오히려 정보격차(DD·Digitally Divided) 현상을 초래하거나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도 “중소기업 대부분이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필요한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데이터 공유에도 소극적이다.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이 많아 업종·공정·제품별 특성이 모두 다른 데이터를 표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한두 개 상품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중소기업은 데이터를 다른 기업과 공유할 경우 기업 생존이 위태롭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정부도 산업 디지털 전환이 고도화될수록 기업 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보고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규모 기업이 단독으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플랫폼 기업이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도 확장할 것인데 소규모 기업만의 전문성을 갖추고, 소규모 기업과 플랫폼 기업 간 공정한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