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각료 후보 인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관가는 차분하다. 하마평 속 언급되는 인물 중 '파격'으로 평가할 만한 이름이 거론되지 않으면서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내각 인선은 늦어도 다음주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우선 인선 대상인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도 이번주 후반이나 주말 정도에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은 6일 인수위 통의동 브리핑실에서 “청문회 일정을 고려해 새 정부의 각료에 대한 인선을 국민 앞에 되도록 빨리 밝힐 수 있길 원한다”며 “이번주 중이라고 못 박기는 어렵지만,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지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관계는 윤석열 정부 첫 각료 인선에 대해 파격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정권부터 검증돼 온 한 총리 후보를 시작으로 '여소야대' 국회 청문회 일정을 앞두고 구설수 없이 수용 가능한 인물들로 각 부처 장관 진용을 꾸릴 것이란 게 중론이다. 윤 당선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파격 인사보다는 실무 위주 안정적인 인물로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즉시 업무를 시작하는데 무게 중심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차기 경제부총리로 하마평에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기획재정부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다. 현재 인수위에서 기획조정분과 맡고 있고 추경 작업도 담당한 만큼 부총리 업무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출신 의원들 중에는 가장 돋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언급되는 김창경 인수위 과기교육분과 위원, 이승섭 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등 모두 '공인된 전문가'로 평가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정부조직개편 관련 교육부와 통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보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표정이 엇갈릴 수 있다. 교육부 역시 당장 조직 향방이 더 큰 관심사로 장관 인선과 관련해선 '찬물 더운물 가릴때가 아니다'라는 인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꼽히는 이창양 KAIST 교수와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도 무난한 인선으로 꼽힌다. 이 교수와 이 부회장 모두 산업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기술혁신 전문가인 이 교수가 장관으로 선임될 경우 주영준 실장이 에너지 차관으로서 보좌하는 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김경환 전 차관에 대한 국토교통부 의견도 '맑음'이다. 과거 차관 시절 직원들과의 소통이 강점으로 꼽힌다. 함께 거론되는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TF팀장은 그간 국토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 온 만큼 부처 분위기를 바꿀 인물로 꼽힌다. 심 TF팀장이 장관으로 올 경우 기존 정책을 맡던 주택 라인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과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가 거론된다. 고용부는 노동시간 관련 이슈가 중점 업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 의원은 경제학자이자 통계청장 출신으로 윤 당선인의 경제전문가 중용 방침과 맞닿아 있다. 유 교수는 윤 당선인의 '노동시간 유연화' 공약을 설계한 만큼 생산직에 맞춘 획일화된 방식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노동철학을 반영할 것이란 의견이다.
환경부 장관으로는 인수위 사회복지분과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계속 유력 후보로 오르내린다. 향후 예산확보나 탄소중립 관련 주도권 등을 고려할 때 여당 중진의원 합류는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오랜 기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활동을 한만큼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