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토끼의 결막 술잔세포 영상 검사에 성공

국내 연구진이 사람과 비슷한 토끼의 결막 술잔세포를 영상으로 검사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사람의 안구건조증 진단·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김기현 기계공학과 교수·통합과정 김성한 씨·박사과정 이중빈 씨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안과 윤창호 교수, 을지대병원 정영호 교수와 공동으로 살아있는 토끼 눈에서 결막 술잔세포 영상 검사가 가능함을 밝혔다.

김기현 포스텍 교수
김기현 포스텍 교수

안구 표면에 점액을 분비하는 결막 술잔세포는 눈물막 뮤신층을 형성하고 눈물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술잔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안구건조증을 포함한 다양한 안구 표면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술잔세포 검사는 안구 표면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검사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앞서 안과 항생제인 목시플록사신이 결막 술잔세포를 염색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고심도 형광현미경을 개발해 살아있는 쥐의 눈에서 결막 술잔세포를 영상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정상토끼 결막에서 비침습 술잔세포 영상화 및 조직검사로 검증한 이미지
정상토끼 결막에서 비침습 술잔세포 영상화 및 조직검사로 검증한 이미지

이번 연구에서는 사람의 눈에 적용하기 전 단계로 사람의 눈과 비슷한 토끼 눈에서 결막 술잔세포 영상화를 통한 비침습 검사법을 시도했다. 우선 정상 토끼에서 결막 표면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는 술잔세포의 실시간 영상을 확인했다. 이 영상은 조직을 채취해 병리 조직 프로세스를 통해 얻는 술잔세포 영상과 완전히 일치했다.

연구팀은 또 해당 검사법이 안구건조증이 있는 토끼에서도 결막 술잔세포 변화를 탐지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안구건조증은 안과 수술에 사용하는 소독제인 포비돈 요오드를 점안함으로써 유도했는데, 이는 안과 수술 후 일시적으로 건조증이 발생함에 착안한 것이다.

소독제로 손상된 결막에서 술잔세포 밀도의 감소를 관찰했고 같은 토끼를 3주간 더 관찰해 술잔세포 밀도가 다시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검사법으로 관찰한 토끼모델의 술잔세포 밀도 변화는 함께 시행한 안구건조증 측정법의 결과들과 일치했다.

김기현 교수는 “비침습 결막 술잔세포 영상법이 사람과 비슷한 토끼 모델에서도 잘 동작함을 검증했다”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 안구 표면질환 환자의 정밀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안과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더 오큘러 서페이스(The Ocular Surface)'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