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이정환)은 이규환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전기화학연구실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인체 유해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와 유해 활성 과산화수소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전기화학 센서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비스페놀A'는 내분비계 장애, 생식독성, 고위험 우려 물질 후보군으로 지정돼 있다. 밀폐 용기, 젖병, 캔, 생수통, 영수증 용지, 비닐 등에 미량으로 포함된 유독물질이다. 불임, 유방암, 성조숙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기도 하다. '과산화수소'는 인체 내에서 산소가 영양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세포 신호전달체계를 무너뜨리고 면역력을 낮춰 당뇨병, 동맥경화, 암 등의 질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기존 전기화학 센서 촉매 소재 기술은 산화 또는 환원 하나의 반응만을 이용해 물질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팔라듐 나노입자를 3D 그래핀 에어로젤에 도입해 팔라듐이 비스페놀A와 과산화수소 두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동시에 촉진하는 촉매 작용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팔라듐이 나노몰(nM, 1몰의 1000분의 1) 수준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두 물질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간단한 열처리로 3D 그래핀-전도성 고분자-팔라듐 나노 복합소재를 합성했다. 복합소재는 3D 형태의 수많은 다공을 함유한 넓은 표면적으로 물질 수송에 유리하고 유해 물질 감지에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양전하를 띠는 전도성 고분자로 인해 감지 소재 안정성은 높았고 팔라듐 나노입자의 균일한 결합으로 인해 검출 범위도 넓었다.
이규환 책임연구원은 “실시간 현장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기화학 센서 국산화는 환경, 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요구됐다”며 “여러 유해물질을 동시 측정할 수 있는 다중측정 전기화학 센서 시스템 개발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 말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비스페놀A의 엄격한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용출이 의심되는 재료의 수입과 제조를 전면 금지하는 추세다. 이번 연구는 경남 밀양시가 지원한 '스마트 농축산업 구축을 위한 고감도 실시간 전기화학센서 소재 개발 및 응용' 과제로 수행됐고, '케미컬 엔지니어링' 3월 1일자에 실렸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