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모자 바꼈네!'... 프로골프 구단 경쟁 본격화

치열한 스토브리그를 거치며 골프단 구성을 마친 기업들이 프로골프 무대에서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시작했다. 개인 스포츠 프로골프에 단체전 재미가 골프단 경쟁은 올 시즌 프로골프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골프 팬들의 시선을 끌 전망이다.

겨우내 금융, 건설, IT, 요식업 등 골프단 창단이 이어지면서 스타 선수를 중심으로 몸값도 껑충 뛰었다. 신구 골프단들이 경쟁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서면서 톱티어 선수들의 이적도 이어졌다. 프로골프 무대에서 개인 순위 외에도 골프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순위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7일부터 나흘간 제주 롯데스카이힐CC에서 열리는 2022시즌 KLPGA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는 45개 골프단이 출격한다.

◇2022 구단랭킹...건설업계 대결 '후끈'

2022시즌 프로골프 무대는 그 어느 해보다 건설사 순위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KLPGA 투어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설사 골프단만 8곳(대방건설, 대보건설, 대우산업개발, 동부건설, 도위에드가, 안강건설, 요진건설산업, 태왕아너스)에 달한다. 새롭게 창단된 구단만 3곳으로 기존 구단과의 기싸움도 물밑에서 치열하다. 한 건설사 골프단 관계자는 “건설사는 기업규모 등에 따라 구분이 있지만 필드에선 그냥 같은 건설사 구단일 뿐이다”라며 “기존 계약선수와 계약 때도 좋은 선수를 다른 구단도 아닌 건설사 구단에 뺐기는 건 자존심 문제로 보이기도 해서 더 치열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방건설이 올 시즌을 앞두고 KLPGA투어 통산 7승 오지현을 영입한 데 이어 대보건설은 KLPGA통산 5승 김지현을 영입하며 무게감을 키웠다. 올 시즌 남녀 6명으로 구성된 골프단을 창단한 대보건설은 개막전에 김지현, 김윤교, 장은수로 첫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한화큐셀에서 대보건설로 새 둥지를 튼 김지현이 대보 골프단에 첫 우승컵을 안겨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동부건설 골프단 역시 이번 대회에 구래현, 김수지, 박주영, 장수연, 조아연, 지한솔 등 소속 선수가 총출동한다. 신생 골프단인 안강건설은 김세은, 이채은2, 임진희, 전예성, 정세빈, 홍진영2 선수들로 첫 출격에 나서고 태왕아너스 역시 정규투어 3년차 김유빈, 올 시즌 루키 유지나로 데뷔 시즌을 앞두고 있다.

◇새 둥지 튼 선수들...시즌 첫 선

프로골프에서 '팀 간 경쟁'이 주목받으면서 모자를 바꿔 쓴 '대어급' 선수들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0 KLPGA 신인왕이자 KLPGA투어 통산 4승에 빛나는 유해란은 SK네트웍스에서 올해 다올금융그룹(구 KTB금융그룹)으로 모자를 바꿔 썼다.

지난 시즌 루키였던 김재희는 우리금융그룹에서 메디힐로 둥지를 옮겼다. 메디힐은 김재희에 대해 데뷔시즌 '슈퍼루키'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잠재력과 스타성을 인정해 2년차 최고 대우를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힐 골프단은 지난 달 이벤트 대회로 열렸던 KLPGA 두산건설-SBI저축은행CUP 골프 구단 챔피언십에서 최강구단에 오르며 예열을 마쳐 정규투어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해까지 대한토지신탁 모자를 쓴 김리안은 MG새마을금고에 새 둥지를 틀었고 지난 시즌 11년 만에 KLPGA 정규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린 곽보미도 이번 개막전부터 MG새마을금고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쓴다. 삼천리에서 골든블루 골프단으로 옮긴 인주연은 올 시즌 드림투어와 병행하며 2023시즌 정규투어 복귀를 노린다.

<2022시즌 KLPGA투어 개막전 출전 골프단 명단>

CJ온스타일, DB손해보험, KB금융그룹, NH투자증권, SBI저축은행, SK네트웍스, 골든블루, 교촌치킨, 나이키, 네셔널비프, 넥시스, 노랑통닭, 대방건설, 대보건설, 대열보일러, 대우산업개발, 도휘에드가, 동부건설, 디에스이엘씨, 롯데, 메디힐, 미코-엠씨스퀘어, 범한퓨얼셀, 비씨카드, 삼일제약, 삼천리, 새마을금고, 안강건설, 온오프골프, 요진건설산업, 우리금융그룹, 위메이드, 참좋은여행, 카카오VX, 코즈볼, 큐캐피탈파트너스, 태왕아너스, 페퍼저축은행, 하나금융그룹, 하이원리조트, 하이트진로, 한국토지신탁, 한화큐셀, 휴온스

2022시즌 KLPGA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박현경이 티샷을 하고 있다. 제주=손지현 기자
2022시즌 KLPGA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박현경이 티샷을 하고 있다. 제주=손지현 기자

제주=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