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조직에 대해 희망과 우려가 교차되고, 많은 이야기가 회자된다. 평생 학교 교육으로, 퇴임 이후에도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더 나은 교육과 사회를 추구하는 필자는 과학기술 위주의 '교과부' 부활론이 회자되고 인수위 분과에 교육전문가는 한 명도 없는 등 '교육 홀대론'이라는 기사를 보며 아쉬우면서 걱정된다.
교육 문제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 분과에서 다뤄지는데 분과 위원에 교육전문가가 아예 배제된 데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후보 단일화 이전 공약의 하나가 교육부 폐지였기 때문에 교육 현장의 우려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교육행정 경험자와 학교현장 전문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데 그렇게 하려면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에 대한 의지 천명과 교육현장 전문성을 갖춘 인수위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육 관련 인수위원이 없더라도 교육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러나 인선이 끝난 상황에서 인수위원 교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에 교육현장 전문가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을 추가 배정해서 보텀업 방식으로 의견이 반영되도록 했으면 한다.
이러한 교육계의 우려와 상관없이 청와대 이전과 관련한 여러 가지 논란 등이 이 모든 문제를 흡수해 버리는 블랙홀이 되지는 않기를 바란다.
국가 경제력과 무관하게 모든 국가가 지속 발전 가능한 교육만이 희망임을 알고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 '혁신과 평등'만 강조하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교육으로 더욱 어려워진 교육의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반드시 교육현장 전문가의 인수위 참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동안 톱다운 방식의 정부주도형 교육 변화 노력은 현장을 배제한 정치인·관료집단·교수 등 일부 전문가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일부 교육단체의 개입으로 교육은 정치·집단적 이유 등으로 재단되어 경쟁력이 약화됐다. 바로 이 점에서 교육 본질을 추구하는 현장 전문가의 인수위 참여가 절실하다.
교육 본질인 전인교육 토대 위에 배움과 성장이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소질·적성·능력에 맞는 교육을 위해, 미래의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 전반에 걸쳐 숙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국가백년대계를 수립하기 위한 7월 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교육부 폐지를 외치는 존립위기의 교육부, 제 역할을 못하는 정치인의 발판과 일부교육단체 전유물이 되어버린 시도교육감의 시도교육청, 관련 연구기관 단위학교의 책임교육 실현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부재, 입시제도,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 닫고 있는 대학에 대책부재, 희망과 경쟁력 없이 졸업시키는 학교, 교육부의 능력의지 역량 없는 지방자치기관으로의 정책사업 이양, 실질적인 평가 없는 학교와 교육청, 사립학교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한 정책, 학교가 교육본질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와 여건 양산, 교육과정의 강제와 경직성으로 유연성 부족, 교원양성정책 및 기관의 경쟁력부족, 진로직업교육정책의 부재로 진학과 취업이 전도되는 정체성 상실, 미래사회에 대비한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의 부재등과 같이 전 분야에 걸쳐 근본적 성찰과 더불어 획기적인 대전환의 자세로 새 시대를 맞이하였으면 한다.
지난 달 20일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한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가 146개국에서 59위, OECD국가 중 최하위인 부분도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에 교육관점에서도 바라보고 개선되어야 하겠다.
교육부 폐지나 국가교육위원의 이원화 정책보다 실질적인 교육 전환이 되도록 인수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으면 한다. 교육부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역할 재정립 및 책무성도 중요하다. 자신과 부처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고 대한민국의 100년을 준비하자.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교육부 스스로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서 변화를 끌어내 주기를 요청한다.
윤석열 당선인의 일성처럼 교육도 늘 학교 현장에 답이 있다. 국민통합을 위해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국정과제 우선순위가 결정될 때 교육도 국민통합의 한 부분임을 잊지 말고 산적한 교육 현안을 해결해 주기 바란다. 새 정부는 무엇보다 일 잘하는 정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정부가 돼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교육 분야에서도 합당한 대안을 마련하리라 기대해 본다.
아이들이 노력해서 땀 흘려 미래를 준비하고 성공 신화를 써 가는 교육시스템, 능력과 소질에 따라 배움이 있고 체계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교육시스템,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의 희망사다리가 되는 교육으로 세계를 이끌어 가는 인재가 길러질 수 있도록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교육 현장에서 답을 찾자.
교육으로 미래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 더욱 멋진 나라를 이룩해 낼 수 있는 우리 후손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 있는 교육을 기대해 본다.
현 수 직업교육정책연구소장 hih788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