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점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80여개까지 축소됐다. 디지털 확대 등으로 시중은행 점포 축소가 점차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 여파가 제2금융권까지 확대된 것이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 점포 수는 총 284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개 점포가 줄어든 것으로, 저축은행 점포 수가 280여개까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 점포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8년 311개, 2019년 302개이던 저축은행 점포는 2020년 295개로 처음으로 300개 밑으로 떨어졌다.
저축은행별로는 신한·모아·애큐온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각각 6개 점포를 줄였다. 이어 △웰컴·대신저축은행이 각각 5개 △스마트저축은행이 4개 △우리금융·예가람·삼호저축은행이 각각 3개씩 점포를 축소했다. 같은 기간 유니온저축은행이 7개, 엔스앤티·아산·민국·대아저축은행이 각각 5개 점포를 늘린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업계는 이 같은 지점 축소가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과 상당히 관계가 깊다고 설명한다. 모바일 플랫폼 등 뱅킹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은행들이 줄어드는 이용자 방문을 고려해 지점 축소에 나섰다는 것이다. 은행의 경우 은행권 점포 수가 2017년 6789개에서 지난해 말 6094개로 4년 새 10.2%(695개) 감소했다. 과거 은행을 중심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까지 확대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디지털 전략과 맞물려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지점 축소가 2금융권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저축은행도 모바일 플랫폼 전략 확대에 나서면서 점포 축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 점포 축소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전년보다 점포가 3개 이상 줄어든 저축은행 9곳 중 스마트(호남)·삼호(호남)·우리금융(충청) 등 3개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이다.
은행들은 방문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전통 창구가 사라지는 대신 사람 직원과 다름없는 디지털·스마트 기기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초소형 자동화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점'을, 신한은행은 GS25와 편의점 점포를 열어 전통 창구를 대체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이달 중 서울 고속터미널역 노브랜드 매장 안에 'KB디지털뱅크'로 지점 축소에 대비한다.
반면 저축은행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점포가 축소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