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제주)=정미예 기자]올 시즌 KLPGA투어 무대에서는 그린 위 퍼팅을 앞둔 선수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바뀐 야디지북 규정에 따라 자세한 그린 정보가 담긴 야디지북을 사용할 수 없다.
12년 차 투어 전문캐디 이윤상(보이스캐디)씨는 “바뀐 규정으로 선수와 캐디의 그린을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면서 “상세한 데이터 없이 감각을 통해 스스로 파악하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실력 차이를 더욱 크게 느끼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KLPG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정규투어, 드림투어 등 모든 주관대회에서 그린을 읽기 위한 자료의 사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KLPGA 정규투어와 드림투어에서는 경기위원회가 승인한 야디지북만 사용해야 하며, 이 야디지북에는 경사각 4% 이상만 숫자 표기 없이 동일한 길이의 검정색 화살표가 표시된다.
기존 야디지북은 그린의 경사, 방향은 물론 관련 수치까지 자세히 표시되어 있었지만 이젠 심한 경사면이나 비탈진 그린의 가장자리 구역만 표시된다는 의미다. 선수와 캐디는 그린에서 직접 눈과 발로 수집한 정보 등을 자필로 적은 야디지북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린 데이터나 라운드 동안 수평기나 기타 장치를 이용해 얻은 정보는 야디지북에 써넣을 수 없다.
시즌 개막전으로 열리고 있는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출전한 선수들은 바뀐 규정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을까.
경기에 나선 선수와 캐디는 한목소리로 “감각과 선수의 자신감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존에 10의 정보를 갖고 경기에 임했다면 이제는 2의 정보만으로 그린 플레이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한 캐디는 “그린북이 있을때는 선수와 캐디의 의견이 달랐을 때 그린북에 나온 수치정보를 참고해 최종적인 퍼트 전략을 세울 수 있지만 정보가 제한된 현재는 선수가 자신을 믿어야한다. 결국 선수의 감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대회 2라운드까지 중간합계 9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나선 김해림은 "기존에 그린북을 사용해 많이 도움을 받았다“면서 ”바뀐 규정으로 그린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플레이해야 하지만 (그린)라이가 안 보인다거나 하는 경우는 다행히 없었다. 내 감각을 믿고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라 내 감을 믿고 치겠다"고 말했다. 투어 2년차를 맞은 김재희 역시 "개인적으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야디지북보다 내 눈으로 직접 얻은 정보로 플레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내 감을 믿었다"고 말했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