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시험인증 기관들이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청정수소 인증, 탄소 포집·활용 인프라 확장 등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도 강화한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해 후방산업인 시험인증 산업도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시험인증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 등 R&D 투자 및 사업 확장 등에 적극 나섰다.
KTC는 올해 '탄소중립기술센터'를 신설해 불소계 온실가스를 회수 및 재처리해 자원화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본부급 조직인 '에너지신산업연구소'를 설립해 태양광 발전설비, ESS 등 에너지 전환 분야 시험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KTL은 지난해 8월 탄소중립 업무를 전담하는 '탄소중립대응센터'를 신설했다. 조직목표는 기후기술 강화다. 올해 1월에는 '스마트그린기술센터'를 개편해 전기 스마트그린 분야 융복합기기 연구와 기술 컨설팅을 담당하게 하고 RE100 인증사업도 수행하게 했다.
KTR는 지난해 구성된 '탄소중립추진단'이 탄소중립 업무를 전담한다. 배출권 거래제 온실가스 검증사업에 특화됐다. 주요 업무는 연료 및 원료부터 제조에 이르는 제품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량을 산정하는 것이다.
시험인증기관들은 탄소중립 R&D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전환,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저장 및 변환 등 다양한 분야에 대응한다.
KTL은 2023년까지 한국형 수소인증제 개발에 나섰다. 2019년부터 새만금에 수상태양광 평가센터를 구축해 관련 신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KCL은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BIPV) 관련 품질을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 저장 및 변환은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관심 갖고 있는 분야다. KTL은 이차전지 시험인증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KCL과 KTC는 지난해 8월 ESS 화재 안정성 장치 시험시설을 강원 삼척에 구축했다.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 활동 시험인증은 KTR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KTR는 온실가스 배출·감축 활동을 측정 및 검증하고 대체물질 및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행한 온실가스 감축시설 대상으로 규정 준수 여부 타당성 평가와 탄소배출권(CER) 발행을 위한 검증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CCUS 분야에 대한 관심도 크다. KTR는 온실가스포집기술 품질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탄소 전과정 평가를 올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KTC는 지난해 실시한 '불소계 온실가스 감축 위한 대체물질 전환방안 마련' 등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KCL은 2019년 전남제주지원에서 시험인증 인프라를 마련했다.
시험인증 업계 관계자는 “시험인증기관들도 탄소중립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