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이 '제2 벤처 붐'에 힘입어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다. 영업이익이 세 자릿수 이상 증가한 VC는 물론 2000%를 넘은 곳도 등장했다.
지난해 16개 상장VC 실적 대부분이 껑충 뛰었다. 우리기술투자는 영업이익이 무려 2100% 급증했다. 2020년 35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935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투자가 적중한 결과다. 두나무는 지난해 유니콘 기업에 오르며 몸값이 껑충 뛰었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영업이익이 746%, 대성창업투자는 572%, 에이티넘인베스트는 384% 늘었다. 아주IB투자(158%), 미래에셋벤처투자(125%)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다올인베스트먼트(88%), 스톤브릿지벤처스(87%), 컴퍼니케이파트너스(66%), 나우IB(62%), SBI인베스트먼트(60%)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0년 영업적자를 기록한 엠벤처투자는 지난해 15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벤처·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고, 투자에 힘입어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VC는 투자수익을 얻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창업투자회사도 증가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한 창투사는 38개사로 2017년(5개사)과 비교해 8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창투사는 총 197개사로 전년 대비 32개사가 증가했다. 신규 벤처 투자액 역시 7조6802억원으로 전년보다 78% 늘어났다.
벤처 투자 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3조원이 넘는 돈이 스타트업에 투자됐다. 지난해 1분기에 기록한 분기 사상 최대치(1조1812억원)를 갈아치웠다. 1000억원 이상 초대형 투자 유치도 2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났다. 벤처 투자가 활성화하면서 스케일업 투자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투자회수 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산 펀드 수익률이 12.4%로 조사됐다. 두 자릿수 수익률은 최근 10년 안에 처음이다. 청산펀드 수익률은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2017년(5.6%)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제2 벤처 붐' 타고 역대급 성적
상장VC 대부분 작년 실적 급증
스타트업 투자→성장 '선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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