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삼성·애플 호환 '디지털키2' 도입…"스마트폰 안꺼내도 차문 연다"

현대차그룹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옷 주머니나 가방에 지니고만 있어도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키 기술을 상용화했다.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을 함께 지원하는 디지털 키는 자동차 업계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것만으로 차량 문 개폐와 시동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키 2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이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것만으로 차량 문 개폐와 시동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키 2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초광대역 무선 통신(UWB)을 적용한 비접촉식 '디지털 키 2'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근거리 무선 통신(NFC) 방식에 UWB 기술도 지원하면서 애플 아이폰도 디지털 키 사용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서비스는 디지털 키 2 옵션을 적용한 제네시스 GV60를 시작으로 G90와 앞으로 출시할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에 선택적으로 적용된다. 해당 차량 구매 고객은 별도 서비스센터(하이테크센터) 방문 없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디지털 키 2 기능을 자동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이후 삼성·애플 스마트폰 중 디지털 키 2를 지원하는 기종에 키를 신규 등록하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호환된 디지털 키 2 기능.
스마트폰과 호환된 디지털 키 2 기능.

비접촉식 디지털 키 2 기능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참여해 기술 표준을 정하는 국제 협회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 기술 표준에 따라 개발됐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이 동시에 호환되는 디지털 키 기술을 상용화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샤오미, 화웨이 등 스마트폰에서도 디지털 키 2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협업해 고객 편의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비접촉식 디지털 키 2 개발을 위해 초광대역 무선 통신 기술을 신규 적용했다. 제네시스 GV60과 G90 개발 단계부터 UWB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하드웨어를 미리 반영해 차량과 스마트폰 간 호환을 지원한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키 기술.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키 기술.

OTA를 통해 선보이는 디지털 키 2는 블루투스와 NFC 기술만 적용했던 기존 디지털 키와 비교해 거리와 방향 인식 정확도가 높아져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디지털 키 2 옵션을 적용한 GV60 보유 고객은 OTA를 통해 스마트폰 소지만으로 차량에 출입하거나 잠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차량 내 NFC 안테나가 장착된 무선 충전기 등 특정 위치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지 않아도 시동을 걸 수 있다. 트렁크 뒤쪽 감지 영역으로 접근해 3초 이상 대기 시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을 소지한 상태로 차량에 가까이 접근하면 퍼들 램프가 점등되고 사이드미러가 펴지는 웰컴 라이트 점등 기능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공유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 대여자와 수여자가 직접 만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 키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면서 “개인화 프로필 적용, 주차 위치 확인 등이 가능해 편리하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