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고의 전력반도체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의 끊임없는 도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급문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어수선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있다. 전력반도체 전문 업체 파워마스터 반도체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를 이끄는 김태훈 대표는 최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1200V SiC MOSFET을 출시, 업계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995년 삼성전자 파워사업부에서 IGBT 개발을 시작하며 전력반도체인의 삶을 시작했다. 2000년 페어차일드 반도체에 매각된 고전력사업부를 맡아 사업규모를 획기적으로 성장시켰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성공 경험을 토대로 2018년 회사를 설립했고 줄곧 성장가도를 달렸다. 현재 근무인원은 110명이며 이중 25명은 반도체 베테랑이다.
김 대표는 미래의 메가트랜드에 맞는 파워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실리콘과 실리콘카바이드 팹을 소유했다. 핵심공정을 인하우스로 진행, 기술개발 촉진 선순환을 이루고 일반 공정은 파운더리 업체와 협업했다.
특히 기술지원을 통한 솔루션 판매를 고수했다. 이것이 기존 선진업체와 구별되는 차별요인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로부터 파워마스터 반도체의 숨은 저력에 대해 들어봤다.
-1200V 실리콘 카바이드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향후 계획은.
▲국제규격에 맞는 고효율·고신뢰성 제품 라인업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전력밀도·에너지 효율성·신뢰성이 중요시되는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을 높이는데 특화한 버전이다. 추가로 전기 자동차 구동 인버터에 특화된 고신뢰성 버전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태양광 인버터 업체에 샘플을 공급, 시험을 준비 중이다. OBC업체와도 제품평가를 위해 협의 중이며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SiC MOSFET 분야 100억원을 포함해 전체 5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테슬라도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반도체를 채택했다. 이 분야 올해 시장 전망은.
▲지난해 공급망 차질에 따른 후유증으로 올해 반도체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전력반도체는 5G,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등 분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22~2030년 동안 실리콘카바이드 시장은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경우 기존 내연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비용이 대략 350달러인 반면, 전기차는 800달러 정도다. 비용 증가 요인은 대부분 모터 구동용 인버터에 사용되는 전력용 소자다. 테슬라는 기존 실리콘 IGBT 솔루션을 버리고, 실리콘카바이드 MOSFET 솔루션을 사용,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본다.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중소기업이다 보니 우수 인력 확충이 어렵다. 대기업과 임금격차도 있고, 복지 등 여러 방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회사가 입주한 산업단지에는 기본적으로 기숙사와 통근 버스를 요구하는 직원이 많다. 이런 공통부분을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 또 병역특례 같은 부분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
-경영철학이 있다면.
▲최고의 전력반도체 회사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사람에 집중하고 있다. 사람 수가 아닌 좋은 사람에 대한 욕심이다. 또 능력과 성과는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직원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투명한 정보 경영도 중요하다. 정보는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 가급적이면 회사 경영에 관한 부분을 투명하게 직원에게 오픈하고 최선의 경영 방향을 찾으려 노력한다.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수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단,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말을 항상 한다. 관리자들에게는 좀 더 직설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둔다. 또 현장에서 뛰는 것을 좋아한다. 매분기 적어도 한번은 각 분야에서 실무자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