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라면 업계가 여름 계절면 채비를 빠르게 마치고 시즌 마케팅에 돌입했다. 비빔면 시장은 팔도가 선두 지위를 유지하며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이 이를 바짝 추격하는 구도다. 특히 농심은 작년 '배홍동'을 출시해 2위에 올라선만큼 치열한 견제를 받으며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12일 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에서 2020년 1400억원으로 2배가량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내식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체 15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라면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가 수 년째 2조원대에 머물며 정체를 보이고 있는 반면 비빔면 시장은 연 평균 10%포인트(P)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비빔면 시장 절대 강자는 팔도다. 팔도 비빔면으로 38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농심이 배홍동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3400만봉을 넘어서며 2위로 올라섰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쫓고있다. 올해도 라면 4사는 용량을 늘리거나 레시피를 바꿔 품질을 끌어올리고 유명 스타를 기용한 마케팅을 펼쳐 뜨거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팔도는 아이돌 2PM 출신 배우 이준호를 '팔도 비빔면' 모델로 발탁하고 새 광고를 선보였다. 이와함께 기존 제품과 달리 맵지 않고 고소한 '꼬간초' '꼬들김' 신제품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팔도는 이번 출시를 통해 매운 빨간소스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올 여름 '배홍동 비빔면'에 집중,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올해도 광고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을 발탁해 예능형 광고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고 있다. 유재석이 '전 국민 배홍동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상회사 '배홍동 상사'의 대표와 영업부장, 홍보과장 등 1인 3역으로 등장한다.
지난해 농심에게 비빔면 시장 2위 자리를 내준 오뚜기도 설욕전을 펼친다. 오뚜기는 '진비빔면'에 배, 매실, 무 등을 추가하는 등 소스 맛을 바꾸고 중량을 늘렸다. 패키지 디자인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정통 소바의 맛과 식감을 구현한 '냉모밀'을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신제품은 유탕면으로 소바면의 구수한 풍미와 식감을 구현하고 가쓰오부시를 졸여낸 짜지 않은 간장 육수에 무와 와사비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가장 먼저 계절면 신제품을 출시하며 발빠른 공략에 나섰다. 신제품 '비빔밀면'은 고추장이 아닌 고춧가루와 무로 맛을 내 차별화를 꾀했다. 또 현재 판매하는 국내 비빔면 중에 가장 양이 많다. 총 158g으로 면의 양에 맞춰 액상스프도 증량했다. 기존 계절면 제품인 '열무비빔면' 생산도 재개한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계절면 수요가 크게 늘었고 올해 무더위가 예상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제품 출시와 광고, 판촉 등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