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이 인공지능(AI) 인사이동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이 은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테스트베드 '아이비케이 퍼스트랩(IBK 1st lab)'에 입주한 '제노임펙트' '탱커'와 함께 AI 인사이동 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노임펙트는 IT 솔루션 개발 전문기업, 탱커는 AI 전문기업이다. 두 회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AI 인사 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다. 특히 탱커는 3분 안에 부동산 담보 대출 심사가 가능한 'AI 부동산 자동 심사 시스템'을 개발해 기업은행에 적용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은행 직원 정보를 비식별화한 뒤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쳤다. 일부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관내 인사이동 때 반영하는 요건 중 현 소속 지점 근무 기간, 과거 근무 지점, 현재 거주지, 출퇴근 거리 등을 넣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강화학습 AI를 활용한 인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특정한 조건에 맞는 직원을 찾아내는 필터링 개념이 아니라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AI가 500번 이상 배치를 시도한 뒤 최적의 배치안을 찾아내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금융위원회에 AI 인사이동 시스템과 관련한 보안성 검토 심의를 요청해뒀다.
이 심의가 끝나면 본격 개발에 착수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정기 인사 때는 AI 인사이동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AI 인사 시스템 적용 대상만 7000여명에 이른다. 전국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팀장급 이하 직원 전체가 대상이다. 기업은행에 근무 중인 1만3900명 중 절반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지역 본부 내 이동만 AI 시스템을 적용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전보나 본점 발령 등은 사람이 수행한다.
기업은행은 매년 1월과 7월에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인사를 내는 '원샷 인사' 관행이 있다. 대규모 인사를 한꺼번에 내다보니 공정성 시비나 원치 않는 인사에 대한 불만이 일었다.
앞으로 AI로 인사를 하게 되면 공정성 시비, 불평불만 등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사의 공정성 확보와 데이터 기반으로 관내 이동을 수행해 최적의 근무지 배치를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도 지난 상반기 인사를 발표하면서 “인사 스코어링, AI 인사이동 등 디지털 인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AI 인사 시스템을 도입한 시중은행은 인사이동이나 승진 발표 때마다 나오던 시비가 거의 없어졌다.
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은행권 최초로 AI를 인사 시스템에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이 은행은 매년 개선된 AI 시스템을 정기 인사에 활용하면서 불만이 대폭 감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시중은행 최초로 데이터 기반 AI 승진 추천 모델을 구축했다. 학연, 지연 등 주관적 잣대를 배제하자 인사 후 내부 잡음이 대부분 사라졌다.
[표]기업은행 AI 인사 시스템 개요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