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최저가 낙찰가율 '38%'···ITS/C-ITS 저가입찰 파장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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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추진되는 지능형교통체계(ITS)와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이 저가 입찰로 멍들고 있다. 사업 참여 소프트웨어(SW) 기업은 가격 경쟁에 내몰려 수익 확보는 물론 성장이 불가능하다면서 전면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통돌발상황검지기(IDS), 운영관제시스템, 차량검지기(VDS), 교통량조사장비, 영상장비, 교통관제시스템 등 ITS/C-ITS 사업에 사용되는 장비 제조구매·설치 사업이 2단계 최저가 또는 적격심사 등 저가 입찰로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올해 5324억원을 투자해 국도의 67%(9350㎞)까지 ITS를 구축하고 고속도로 C-ITS 구축 통신방식(LTE-V2X)을 실증한다.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도로공사의 사업 발주를 앞두고 SW 기업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단계 최저가는 1단계에서 기본 규격을 갖춘 장비를 선별하고 2단계에서 최저가 제안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기능이 단순한 장비를 구매할 때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으로, 첨단 기술이 필요한 분야엔 적합하지 않다. CCTV 인공지능(AI) 영상분석시스템 구매·설치 사업은 2단계 최저가로 입찰, 낙찰가율이 38.02%에 불과했다. 또 다른 2단계 최저가 사업인 대구외곽순환선 레이더식 돌발상황 검지시스템 제조구매·설치 사업은 낙찰가율이 69.04%다. 적격심사가 적용한 사업의 낙찰가율도 70%대에 머물렀다. 사업자의 실적과 재정 등이 60점 이상인 사업자 가운데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을 선정한다. 낙찰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SW기업은 ITS/C-ITS 장비에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미들웨어, 데이터허브, AI, SW 알고리즘, 디지털트윈 등 SW와 구축·유지관리가 제공된다면서 첨단 기술이 사용되는 만큼 2단계 최저가나 적격심사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저가입찰이 지속되면 SW 기업 혁신은 물론 ITS/C-ITS 사업 결과물 품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업 수주를 위해 저가 외산제품을 활용, ITS/C-ITS 시장 자체가 왜곡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이철기 아주대 교수는 “대부분 ITS 사업이 연계 미들웨어, 데이터허브, 디지털트윈 등 SW를 제안요청서(RFP)에 반영하지 않고 추가 제안으로 공급되는 상황에서 저가 입찰로 교통 전문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활성화하고 입찰 하한가를 높여야 ITS 전문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주요 ITS 사업 입찰 방식과 결과(한국도로공사 전자조달시스템)

2단계 최저가 낙찰가율 '38%'···ITS/C-ITS 저가입찰 파장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