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만드는 보험사, 메기일까 찻잔속 태풍 될까?

카카오가 만드는 보험사, 메기일까 찻잔속 태풍 될까?

카카오가 만든 손해보험사가 올해 3분기 출범한다. 가칭 카카오손해보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선 산업 전반이 확대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와 함께 의문부호가 동시에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카카오손보 본허가를 내줬다. 상반기 안에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3분기 안에 영업 개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 자본금은 1000억원이다. 카카오페이가 60%인 600억원을 댔고 나머지 40%는 모회사인 카카오가 냈다. 순수 카카오 자본으로 만드는 손보사라는 얘기다.

카카오손보는 디지털보험사로 인가 받았다. 디지털보험사는 총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대면 영업은 없고 전부 비대면 영업으로 가입자를 유치한다.

카카오페이는 본허가 승인 직후 청사진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이끌어 온 최세훈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로 보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에 대한 인식을 바꿔온 것처럼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는 보험에 대한 인식을 다시 만들것”이라며 “기존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 소비자 편익 증대 및 관련 산업 전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반신반의한다. 카카오뱅크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카카오손보 최대 강점은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이들 플랫폼을 통한 간편 가입, 간편 청구, 인공지능(AI)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이 기존 손보사와 차별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은 설계사 중심으로 소비자를 찾아가 가입을 권유하는 푸시(push) 영업이었다면 카카오손보가 플랫폼을 무기로 소비자를 능동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영업을 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부정적 전망도 상존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를 표방해온 다른 손보사 중에도 기존 대면 방식을 그대로 비대면으로만 바꿔 영업해 효과를 보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플랫폼 가입자 수만 믿고 자신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대면 영업 관행을 비대면으로만 바꿔 혁신이라 말하면 필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카카오손보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펫보험, 운전자보험, 여행자보험 등 단기 미니보험은 대표적인 적자 상품이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는 좋지만 이들에게 이런 보험을 팔아도 수익 내기 어렵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손보가 초반에 내놓겠다고 하는 상품은 기존 손보사가 수익성 없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는 분야”라며 “카카오손보가 이런 영업만 한다고 하면 기존 손보사가 전혀 경쟁상대로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온손보가 건강관리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주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손보사도 이제 막 개척하려는 영역이라 카카오손보가 이 시장을 장악하면 경쟁 상대로 급부상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초반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카카오페이나 카카오의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디지털혁신팀장은 “기존에 없던 차별성 있는 사업 모형을 들고 나온다면 보험산업의 디지털전환을 촉진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표] (가칭) 카카오손해보험 개요 (자료: 금융위원회, 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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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