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 동시에 오늘 날씨는 물론 밤새 나의 각종 건강지수 변화를 스마트 미러에 띄워 보여 준다. 출근시간에 맞춰 출근 버스를 예약하고 단지 내 카페에 들러 로봇이 만든 커피를 받아 든다. 퇴근 후에는 인공지능(AI) 체육센터에 들러 운동 기구에 내 계정을 입력하자 맞춤형 무게가 자동 설정된다. 단지 관제 센터는 출입이력, 에너지 사용량, 재해 예측, 분리수거 현황까지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해 최적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심장부로 주목 받은 '스마트빌리지'에는 미래 스마트홈 청사진으로 여겨지던 서비스가 실제 입주민에 제공되고 있다. 서낙동강과 맥도강, 평강천이 합류하는 세물머리에 위치한 이곳은 '친환경 수변도시'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54세대가 거주 중이다. 2층 이상 복층 구조에 공유마당을 경계로 6개 세대가 모여 스마트 블록을 이루는 블록형 주동과 단독형 주동 형태로 구성돼 있다.

스마트빌리지는 개인 주거공간과 공용시설인 플랫폼센터, LWP융합커뮤니케이션센터, 스마트농장, 분리수거실, 휴게공간(스마트파고라) 등으로 나뉜다. 심장부와 같은 '플랫폼센터'에 들어서면 초대형 상황판에 단지 내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각 세대 에너지 사용량부터 주차공간 정보, 실시간 출입이력, 재해정보, 날씨, 분리수거 현황, 세대주 건강정보까지 모두 집계된다. 두 개 강과 하나의 하천이 만나는 곳에 위치하다 보니 홍수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100㎞까지 탐지하는 기상 레이터로 최대 5시간 전 구름까지 예측한다.
플랫폼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LWP융합커뮤니케이션센터는 주민 편의공간이 들어서 있다. 1층 로봇카페에는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로봇이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나온 커피를 서빙봇에 올리고 테이블까지 가져다준다.

입주민은 2층에 위치한 웰니스센터에서 원격 건강상담도 받을 수 있다. 고신대병원과 협업해 상담사가 상주하면서 각종 건강 상담과 함께 의료진 화상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AI체육센터는 개인 계정 등록 후 근육량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법을 제안한다. 개인 근력에 따라 운동기구 최적 무게량이 자동 입력되고 전문가의 운동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단지 내 도로는 규제샌드박스로 지정돼 자율주행로봇 실증 사업이 이뤄진다. 각종 화재 감지부터 도로 청소를 담당하는 로봇 2대가 운영 중이다. 도로 곳곳에는 입주민을 위한 날씨, 단지 정보, 뉴스 등을 전달하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스마트팜, 휴식공간 등도 갖췄다.
집 안에 들어서면 화이트와 브라운, 그레이 컬러의 가구, 가전, 벽지가 조화를 이룬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혁신기술 사업자로 참여해 패밀리허브 냉장고, 세탁기, QLED TV 등 15종 제품을 공급했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구축해 가전제품 제어는 물론 냉·난방 제어, 부재중 방문자 확인, 무인 택배 관리, 공지사항 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받을 수 있다.

스마트빌리지는 전기, 태양광, 지열, 수열 등으로만 냉난방하는 에너지 100% 자립 단지다. 스마트싱스는 물론 월패드로도 에너지 사용량과 타 세대와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
박찬우 삼성전자 부사장은 “혁신적인 가전, TV 제품과 개인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빌리지는 최장 5년간 임대료 없이 머물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하는 리빙랩으로 운영된다. 내년부터 들어설 부산 EDC 일반 단지도 미래 스마트시티 전략 수립에 필요한 스마트홈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입주 세대도 1인 가구, 신혼부부, 노인부부, 장애인 가구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부산 중심가에서 40분 가까이 떨어진 외곽지라는 점, 주변 마트나 극장, 학교 등 교육·편의 시설이 없다는 점은 한계다. 수요기반 버스가 운행하지만 사실상 대중교통 이용은 어렵다는 점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관계자는 “데이터에 기반해 입주민 생활을 윤택하게 할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부산 EDC 전역에 적용할 최적 스마트시티 모델을 선행 개발하고 도시 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부산=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