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2년 연속 적자..."한국서 유독 어렵네"

갤러리아 세포라
갤러리아 세포라

글로벌 뷰티숍 1위 업체인 세포라가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세포라는 세계 최대 뷰티숍이지만 한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세포라의 부진은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토종 뷰티숍과 경쟁에서 뒤처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포라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액 1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손실액(123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고 같은 기간 매출액(1419억원)도 12.3%가량 줄어든 124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경쟁사인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2조1192억원, 영업이익은 38% 늘어난 1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세포라는 1970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1997년 LVMH에 인수된 세계 1위 뷰티 편집숍이다. 세계 34개국에 2600여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지난 2018년 세포라코리아를 세우고 직접 진출했다.

세포라는 법인 설립 이듬해인 2019년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내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고객 취향에 맞춘 무료 메이크업과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한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세포라 차별화 전략인 체험형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도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 세포라는 한국 시장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진출 당시 2022년까지 국내 13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작년 말 명동점을 폐점하며 현재까지 매장은 5곳에 불과하다. 세포라의 더딘 출점 속도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철수설도 나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론칭하며 온라인으로 판매 전략을 선회한 데 따른 것이다.

올리브영이 전국 1200여개 매장으로 뷰티숍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어 사업 확장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올리브영의 매출 성장률은 국내 뷰티 시장 성장률 2.8%에 비해 4배를 웃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세포라는 대형 매장 중심 출점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세포라가 2년 연속 적자 상태로 드러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이 업계서 다시 돌고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