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창업자는 없습니다. 창업하면 부족함이 보이고, 그때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게 시작입니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에서 “창업을 준비할 시간에 부딪치고 저지르라는 게 '닥치고 창업'의 요지”라고 강조했다. 벤처기업가인 남 이사장은 지난 2011년 재단을 설립하고 '기업가정신 전도사' 역할을 해 왔다.
청년을 향해 '닥치고 창업'을 외치고 있는 그는 이날 K-ICT창업멘토링센터 위촉 멘토단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청년 창업에 대한 평소의 철학을 공유했다. 남 이사장은 사업 아이템보다 창업자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부딪치며 수도 없이 바뀐다”며 “잔뼈가 굵은 벤처캐피털(VC)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창업자'에 투자한다”고 했다.
실패한 창업자의 공통점으로 고집과 욕심(사심)을 꼽았다. 남 이사장은 “고집 센 창업자는 습관적으로 외부에서 핑계를 찾고, 조언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며 “자존심도 세고 고집을 열정으로 착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둬도 주체할 수 없는 욕심 때문에 망하는 경우도 목도했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정신을 바라보는 학구적 접근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냈다. 남 이사장은 “사업의 속성을 보면 아름답지도 완벽하지도 않고, 논리적 완결성이 없다”며 “학구적 접근에는 논리적 아름다움이 있어서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했다. 성공 사례를 맹신하지 말라고도 주문했다. 남 이사장은 “성공 사례는 과거형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의 길을 이해하고 참고로만 삼아야 한다”며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정부 주도 벤처 생태계 중심축이 민간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이사장은 “관의 입김이 아니라 민간 자율로 가려면 민간 재단이 만들어지고, 민간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며 “정부 지원이 줄어들 필요는 없지만 민간 자원이 정부 자원보다 더 많이 투입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 이사장은 노자의 '도덕경'을 소개하며 '기업경영'을 되짚었다. “노자가 말하는 도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내비도(둬)'다. 창업은 치열한 도전이지만 오히려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