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1 전국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패배 책임 당사자라는 점에서 내부 논란이 있지만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셈이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공천 방식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설 만한 대항마가 없어 고민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공천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차출론 때문이다. 이날 송 전 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주민 의원, 정봉주 전 의원, 김진애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디. 하지만 여전히 이 전 대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최근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전략선거구 지정이 이 전 대표를 염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내부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전략공천 기류가 강해지면서 출마 선언을 한 후보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송 전 대표는 이 전 대표 추대론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당이 경선 없이 전략공천을 하려는 것을 두고 “경선 없이는 경쟁력있는 후보를 배출할 수 없다”라며 서울시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좀 더 비중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만으로는 오 서울시장과 맞대결에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김민석 의원 등은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해 온 인사들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중량감있는 인사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전 대표는 현재 서울시장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계획인 지방선거 지원 뒤 미국행을 고수하고 있으며 여전히 서울시장에는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장관이 재차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장관은 16일 허영일 민주당 동작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에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이번 지방선거 관련 첫 지지방문으로 박 전 장관이 다시 공식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눈치싸움이 계속되는 사이 민주당에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오 서울시장은 단수공천하며 경쟁 채비를 갖춘 것과 대비된다. 민주당은 오 서울시장 대항마를 낙점하고 대결구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달 안에는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