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축산농가에 가축분뇨로 생산한 발전 폐열 순환사업이 확산하고 있다. 경축순환농업이 가축분뇨 퇴액비를 이용한 양분 중심에서 온실가스 저감형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자체·공공기관과 협업해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에서 버려지는 발전폐열을 활용해 인근 시설원예 농가에 난방온수를 무상공급 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의 발전폐열은 시설의 자체 난방용으로 일부 사용하고 대부분을 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류가격의 급등에 따른 시설원예 농가의 생산비가 커지면서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발전폐열의 활용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의 발전폐열 공급시설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당 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또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을 운영하는 전국 8개소에 대한 발전폐열 공급 가능성을 분석해 청양군 소재 시설에 발전폐열의 시설온실 공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충남 청양군 소재 칠성에너지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은 농식품부가 지원한 공동자원화시설이다. 연간 5만7000톤 가축분뇨와 2만5000톤 음폐수 처리를 통해 연간 약 2170가구(4인 기준)가 사용할 수 있는 약 6000㎿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그러나 전기 생산 시 발생한 폐열(시간당 약 1031㎾) 대부분을 버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농식품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청양군, 한국농어촌공사, 축산환경관리원과 함께 에너지화 시설의 발전폐열을 시설온실에 제공할 수 있는 이송관로의 설치에 필요한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추진했다. 290m의 온수 이송관로를 지중으로 설치하고, 시설온실의 난방배관을 통해 작물 생육에 필요한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의 수익성 향상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재배 농산물 저탄소 마케팅으로 저탄소 유통판로 개척 등 부가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사업에 참여한 시설원예 농가는 그동안 생산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으로 인해 작물 생육에 필요한 최소 난방온도로 운영해 왔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발전 폐열을 이용하게 되면서 작물 생산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작물 생육과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5000만원에 달하는 난방비가 절감돼 수익적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그동안 유가 급등 등 외부환경에 매우 취약한 화석에너지 중심의 농산물 생산체계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나갈 수 있는 의미있는 사례”라면서 “가축분뇨 에너지화시설을 중심으로 농업 분야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