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년 된 'e-비즈니스(Business)' 체제를 마무리하고 디지털 경제시대를 대비하는 새로운 'd-비즈니스' 체제로 진화해야 한다. 2000년대 초 인터넷 기술 발전에 따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e-비즈니스 대전환'이 시작됐다. 그 결과 현재 많은 기업이 오프라인 판매 위주에서 전자상거래(e커머스)로 전환했다. 또 지속적인 고객 관계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증적으로 현재 많은 기업에서 e-Biz팀과 고객관계관리(CRM)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전환(DT) 기술 발전에 따라 모든 세상이 디지털로 연결되는 디지털 경제시대로 진입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 디지털 전환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업들은 전혀 새로운 디지털 판에서 경쟁하고 경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방식의 상품과 서비스로는 더 이상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되었다.
과거 e-비즈니스는 인터넷 웹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가치체인 프로세스를 정보화하고 기업 외부와 연결함으로써 고객 중심 경영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었다. 2000년 초반에는 대부분 기업이 내부 관리를 위해 핵심 기간 업무 및 경영관리 위주의 코어시스템과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정도로 자동화가 진전됐던 상황이다.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 관리보다 외적 요소인 고객과 공급업체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됐다. 가치체인 프로세스 관리 및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위해 비즈니스 인사이트 정보가 필요하게 됐다. e-비즈니스는 결국 '기업 내부 관점에서 외부 관점으로' 경영 초점을 바꾸면서 시작됐다. 기업의 가치체인을 상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돼 온 것이다.
기업 매출에 기여하는 것은 결국 '고객'이고,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관리를 위해 CRM과 같은 판매망 시스템이 확산됐다.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위해 공급망관리(SCM), 마켓플레이스(MP)와 같은 공급망 시스템 도입도 시작됐다.
그렇다면 d-비즈니스는 무엇일까. DT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창조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및 고객경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이다. 모바일·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서 기업 내부와 외부의 사람·사물·비즈니스 생태계를 연결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디지털은 대세가 됐고, 디지털서비스에 익숙해진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DT 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DT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줄 것인지, 이를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디지털로 전환하고 디지털 사업 인프라를 어떻게 전환해 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혁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과 새로운 사고방식의 문제'이다. 빅데이터, AI, 메타버스 등 기술로만 접근하는 기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인간 삶의 질을 개선하고 근본적인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혁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디지털 세계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조화롭게 융합되는 세상이 될 것이고, 기업도 직원과 DT 기술이 조화롭게 융합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20년 뒤 오늘을 바라본다면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영감을 얻게 될 것이다.
류승범 UBCNS 대표컨설턴트 CrmCe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