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버스'로 불리는 단거리 지선·마을 버스 시장에 국산 전기차(EV) 전용 모델이 투입된다. 전기 시내버스 대중화가 빨라질 전망이다.
18일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형 전기 버스 '일렉시티 타운'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를 위한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부터 출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렉시티 타운은 기존 간선 버스(파란 버스)용으로 개발한 대형 전기 버스 '일렉시티'의 단축형 중형 버스다. 현재 지선·마을 버스로 운행 중인 현대차 '그린시티'의 전기차 버전이다. 일렉시티 타운 전장은 9m 수준으로 기존 일렉시티의 11m보다 2m가량 짧아 복잡한 도심 주행에 최적화했다.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도로와 차량 간 높이를 최소화한 저상 모델로 탑승객 승하차가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렉시티 타운은 단거리 위주인 지선·마을 버스 주행 특성을 반영해 기존 일렉시티보다 배터리와 모터 용량을 줄였다. 현대차가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일렉시티 타운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자료에 따르면 최대출력은 217마력이며 축전지 용량은 333.6Ah다. 기존 일렉시티 326마력, 444.8Ah보다 스펙을 다소 낮춰 개발했다.
현대차는 일렉시티 타운 세부 스펙과 최종 가격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는 차체 크기와 배터리, 모터 용량 등을 줄인 만큼 기존에 나온 중형 전기 버스 모델보다 시장 경쟁력이 월등히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렉시티 타운 가격은 기존 일렉시티(3억원대)보다 저렴한 2억원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00~300㎞ 사이로 예상된다.
그동안 다양한 국산·수입 전기 버스가 경쟁을 벌인 대형 전기 버스 시장과 달리 중형 버스 시장은 상품성이 높은 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선택의 폭이 좁은 데다 가격이 3억원을 넘어설 만큼 비싸다. 반면에 운행 효율은 떨어진다는 버스 업계 지적에 따라 실제 보급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앞서 현대차는 마을버스 전용 모델로 준중형 버스 카운티의 전기 버스 버전인 '카운티 일렉시티'를 출시했으나 작은 차체와 높은 차고 등 개조 전기 버스 한계로 판매량은 미미했다.
일렉시티 타운 투입은 지선·마을 버스 시장의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전국에 운행 중인 대다수 지선·마을 버스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다. CNG 버스는 디젤 버스보다 친환경적이나, 1대당 연간 이산화탄소 약 80.9톤, 질소산화물 66㎏을 배출한다. 반면에 전기버스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주택가 등 생활도로를 달리는 지선·마을 버스를 전기 버스로 교체하면 주거지 주변 소음을 줄이고, 배출가스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일렉시티 타운은 국산 전기차 전용 모델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입차보다 정비나 부품 수급이 원활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까지 충족해 전기 버스 보급 확대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