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계가 빠른 배송과 할인 쿠폰 등 출혈 경쟁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무료 배송 기준을 높이거나 새벽배송을 포기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차별화를 모색한다. 그 동안 e커머스 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해 '퍼주기식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e커머스 업계는 승자독식을 노린 치킨게임을 지속할 여력이 없어졌고 시장이 커지면서 틈새시장을 찾을 여지가 많아져 내실 다지기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통합 e커머스 롯데온에 이어 BGF의 헬로네이처도 새벽배송을 철수한다. 새벽배송은 성장 여력이 크다는 판단에 쿠팡, SSG닷컴 등 대형 e커머스 사업자부터 전문몰 등 소형 사업자들도 신규 진입했다. 하지만 인건비가 주간 배송에 비해 통상 두 배 이상 비싸고 콜드체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고비용 사업이라 적자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BGF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헬로네이처를 BGF네트웍스의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헬로네이처가 주력하던 새벽배송 사업을 종료하고 기존 역량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 소싱 및 공급, 차별화 상품 개발, 온라인 채널 제휴 판매 등으로 영역을 조정한다. BGF는 그동안 실적이 저조했던 헬로네이처 사업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그룹 차원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온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롯데마트몰은 2020년 5월부터 '새벽에 온(ON)'이라는 이름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김포·의왕·부산 3곳 전용센터에서 담당해왔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몰의 2시간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1시간 바로배송 등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경쟁력이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몸집을 부풀리는 직매입 규모를 줄이고 최저 수수료 정책과 함께 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 위메프는 직매입 규모를 줄여 손익 개선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직매입 매출은 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5% 감소했다. 위메프는 파트너사와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메타쇼핑과 소비자직접거래(D2C)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티몬은 '콘텐츠커머스'로 전면 전략을 수정했다. e커머스가 아닌 정보기술(IT) 플랫폼사를 지향한다는 목표다. 스토리 중심 '관계형 커머스' 구축에 주력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티몬의 올해 1월과 2월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 28% 증가했다.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과 인플루언서와의 공동 기획 브랜드 '위드티몬'을 론칭하고 소통한 것이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티몬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티몬 코인'을 연내 내놓고 이를 통한 차별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장윤석 대표는 “단편적인 유통회사를 벗어나 '브랜드 풀필먼트'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