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알뜰주유소 민영화' 배경은 일반주유소 경영난

"저가 경쟁 내몰려"…2011년부터 1807곳 폐업
평균 영업이익률 1.8~2.5% 최하위 수준
최근 6년간 인센티브만 427억47000만원
"인위적 시장 개입 부당"…전체 지원 필요 목소리

[사진=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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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민영화'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일반주유소 자영업자의 생존이 달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뜰주유소가 석유유통 시장을 교란하는 만큼 중장기적 민영화로 시장 자율 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일반주유소 1807곳이 폐업했다.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주유소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8~2.5%로 전체 도소매업종의 평균 3.9~4.0% 대비 절반을 밑돌았다. 최하위 수준이다.

최근 주유소업계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됐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한 데다 알뜰주유소와 가격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4사로부터 석유제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아 알뜰주유소에 일반주유소 대비 리터당 40~100원 낮게 공급한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의 소비자 판매가격이 일반 주유소보다 낮아 경쟁이 안 된다”면서 “저가 경쟁에 내몰려 수익성이 악화일로”라고 말했다.

반면에 알뜰주유소 수는 늘었다. 제도 시행 이후 불과 4년 만인 지난 2015년 알뜰주유소는 1000곳이 넘어섰다. 올해 4월 현재는 1264곳에 이른다. 전체 주유소 1만1094곳 가운데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1.39%에 달한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 지원이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시설개선지원금 명목으로 2013년 64억7000만원을 지원했고, 2021년까지 총 171억원을 보조했다. 추가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2016년 알뜰주유소 443곳에 총 3억6000만원을 지원하던 것을 점차 확대, 2019년에는 404곳에 총 73억8000만원을 제공했다. 2020년에는 440곳에 총 169억4400만원을 지급했다. 2016년부터 2021년 8월까지 지급한 인센티브는 총액이 427억4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알뜰주유소 정책 자체를 문제로 지적했다. 전체 주유소가 아니라 알뜰주유소에 한정한 지원은 인위적 시장 개입에 따른 불공정 경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대로)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낮추려면 전체 주유소에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알뜰주유소만 지원하는 것은 일반주유소 입장에서 볼 때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제품은 이미 시장 자유화가 돼 국제 시세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만큼 시장을 믿고 내버려 두는 것이 맞다”면서 “다만 기존 알뜰주유소 자영업자의 지원을 중단하면 생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정유사 간판으로 교체하고, 가격을 정상화하는 일정 기간의 시간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