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올코리아, 신소재 MoF 양산…"한국의 바스프 되겠다"

소부장 주력 스타트업으로 주목
年 500톤 대량생산 제2공장 착공
백재현 대표 "공동연구 의뢰 쇄도"

제습·항균 신소재로 각광받는 금속유기골격체(MOF·Metal Organic Framework)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스타트업이 화제다.

주인공은 에이올코리아. MOF는 금속이온과 유기 연결물질(리간드)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초미세 다공성 소재다. 기존에 제습제로 활용하는 '제올라이트' 대비 3~20배에 달하는 표면적으로 흡착 성능이 우수하다. 문제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쉽지 않은 데다 가격도 높아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에이올코리아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MOF 관련 기술을 이전받으며 제조 공정을 개발해 대량 양산에 성공했다.

백재현 에이올코리아 대표는 “화학적 접근이 아니라 물리적 방법을 찾아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올코리아는 오는 9월 연간 500톤(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준공한다. 제2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MOF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던 가격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나아가 MOF 위탁생산(MOFoundry) 사업도 추진한다.

백 대표는 “톤단위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 후 위탁생산 요청과 공동연구 의뢰 등이 쇄도한다”며 “MOF 수요가 늘면서 제2공장 케파도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제3공장 부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올코리아는 스타트업에선 보기 드물게 소재·부품·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MOF 소재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MOF 제습로터·MOF 필터 등 부품도 판매한다. 특히 로터는 건물 공조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MOF 로터는 기존 실리카겔 로터와 비교해 제습 효율이 뛰어나고 탈취 성능도 갖춰 월등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에이올코리아는 복합 환기 시스템(올인원), 엘리베이터 냉방 시스템, 스탠드형 환기 시스템(스칼렛), 프리미엄 욕실 청정 온풍기(퓨어벤) 등 장비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백재현 에이올코리아 대표.(에이올코리아 제공)
백재현 에이올코리아 대표.(에이올코리아 제공)

다만 MOF는 뛰어난 성능에 비해 대중에겐 익숙하지 않은 소재다. 에이올코리아는 MOF를 적용한 소비재 브랜드 '모프레쉬(MoFresh)'를 론칭하고 MOF를 알리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 MOF는 항균·항곰팡이 성능이 있어 과일 등 신선식품 용기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 대표는 제주도에서 농촌진흥청과 감귤 부패 실험을 한 결과 MOF 소재 용기와 MOF 비드(Bead) 활용 시 일반 용기 보다 보존율이 더 높았다고 전했다.

에이올코리아는 MOF 양산 체제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이차전지 핵심 소재, 스마트팜, 워터 하베스팅(Water Havesting) 등이 목표다.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흑연이나 실리콘을 MOF로 대체하고, MOF 특성을 이용해 식수난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백 대표는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로 MOF를 활용하면 더 많은 양을 충전할 수 있고 폭발 위험성도 없다”며 “MOF는 수분을 흡착했다가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내뱉는 성질이 있는데, 워터 하베스팅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MOF 양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벤처기업가로서 사명감을 수 차례 강조했다. LG전자에서 연구원을 지낸 그는 소재 공급 글로벌 기업이 '슈퍼을'임을 체감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에이올코리아를 설립한 것도 소재 강국 실현에 이바지하고 싶어서다.


백 대표는 “소재 분야 글로벌 리딩 회사는 국내에 없다”며 “에이올코리아를 '한국의 바스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올코리아, 신소재 MoF 양산…"한국의 바스프 되겠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