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나프타 가격에 할당관세까지...석화업계, 첩첩산중

[사진= 한국석유공사 제공]
[사진= 한국석유공사 제공]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고공행진하는 나프타 가격과 할당관세 부담으로 휘청이고 있다. 업계는 할당관세 면제를 정부에 지속 요청하는 한편 중동산 대체를 늘릴 방침이다.

2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 거래 가격은 톤당 877.96달러까지 치솟았다. 2014년 3분기 915.68달러 이후 8년여 만에 최고치다.

나프타 가격 급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기인한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가면서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세계적인 대러시아 제재로 국제 유가가 더욱 뛰어올랐고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재무부담이 커졌다. 수입 원유에 매기는 관세 때문이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0.5%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지난해 업계가 지불한 할당관세는 약 1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이보다 약 50% 늘어난 36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도 떨어졌다. 나프타를 열분해(NCC)해 만드는 에틸렌 거래 가격은 최근 1000~1100달러에 그친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275.54달러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통상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10% 넘게 하회한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에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면서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정기보수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영(0)세율 적용을 지속 건의하고, 중동산 수입처를 강화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상당수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미국은 0.1~0.2% 낮은 관세율을 적용한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할당관세 부담이 늘었기 때문에 이를 면제해달라는 의견을 정부 당국에 전달했고, 실무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범정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