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으로 투자처를 고르는 글로벌 투자기관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이 원활하게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ESG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9차 대한상의 ESG경영포럼에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가운데)이 인사말 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https://img.etnews.com/photonews/2204/1523835_20220421125001_059_0001.jpg)
대한상공회의소는 딜로이트 안진과 공동으로 21일 '제9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을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중계된 이날 포럼에는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김광일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옥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사는 '원활한 자금조달 위한 ESG 대응방안' 주제발표에서 “지난해 글로벌 ESG 채권시장 규모는 2015년 대비 20배 성장한 약 1000조원 수준”이라면서 “투자자들이 친기후·친ESG에 해당하는 사업과 기업에 대해 투자를 확대하고, 반기후·반ESG 사업에는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ESG 이슈가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사모펀드 역시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ESG 실사를 통해 ESG 이슈가 있는 기업에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에 보다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다만 친환경을 위장한 '그린워싱'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을 의미하는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환경 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일부 장점만 부각시키는 행위다. 이 이사는 “ESG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국내기업 중 그린워싱 문제가 제기된 사례들이 있었다”면서 “그린워싱 리스크로 인한 신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ESG 채권 발행 시 실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교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회의를 주재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투자자들의 요구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ESG가 이제는 자금조달, 수출 등 실질적인 경영활동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면서 “ESG경영에 수반되는 노력을 비용이 아닌 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기업 차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EU 기업지속가능성 실사 지침 채택,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환경 등 ESG 실사 의무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 물적분할·합병 등 소유구조 변경시 소액주주 의견 수렴해야' 등 주제발표도 진행됐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