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NFT의 미래는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은 사는 사람만 사는 투기라고 생각해요.”

필자가 직원과 나눈 대화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라는 질문에 그는 “쓸 데가 없어서요. 그냥 돈 많은 사업가가 사고팔아서 가격을 올리는 사기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기고]NFT의 미래는 메타버스

사기라는 말에 내심 뜨끔했다. NFT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단순히 '유행에 편승해서 돈 몇 푼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자문해 봤다. NFT는 사기인가, 혁신인가. 사기가 아닌 진정한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상자산 NFT를 정상 자산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의 위상에 따라 질문의 정답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누가 뭐라 해도 가상자산의 대표는 비트코인이다.

3년 전 비트코인은 0원으로 떨어진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예측의 주된 근거의 하나는 각국 정부의 규제였다. 주식투자의 대가 레이 달리오는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중국의 규제로 논란은 있지만 각국 정부의 규제는 완화되는 추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디지털 자산은 현금에 견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업계 입장에서는 천지개벽할 발언이다.

그가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매우 투기적 자산”이라고 발언한 지 불과 1년 만에 나온 발언이다. 미국의 경우 비트코인을 대표로 하는 가상자산은 제도권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제도권에 진입하게 된다는 것은 주류 금융 자금이 들어오게 됨을 의미한다. 필연적으로 NFT를 포함한 가상자산 산업 규모는 확대될 것이다. 가상자산인 NFT가 정상적인 자산이 돼 가고 있다고 보아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미즈호증권 연구원 댄 돌레브는 “NFT에 대한 관심은 올해 초 정점을 찍고 급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즈호증권은 코인베이스가NFT플랫폼 출시에 3억달러를 투자해서 연간 운영비용이 전년 대비1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비용을 많이 쓴다는 주장에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하락했다.

NFT는 디지털자산의 전형적인 초기패턴을 따르고 있다. 급상승하고 급하락하는 패턴을 의미한다. 급상승과 급락은 신뢰 부족을 의미한다. 돈 안 드는 사업은 없음을 인정한다 해도 막상 돈을 쓰고 싶어 하는 사업가는 별로 없다. 가상자산 사업의 경우는 공짜 심리가 유난히 강하다.

기대와 달리 NFT 사업은 돈 안 드는 사업이 아니라 돈 먹는 하마로 변모해 가고 있다. 회사마다 NFT 사업을 한다고 공시하지만 막상 투자하려는 마음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포기할 것인가. 누구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업자 대부분은 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1만원이던 시절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돈 많이 들어가는 NFT 사업은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NFT의 사용처가 성공을 결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용처는 어디일까. 말 그대로 '가상자산'은 '가상세계'에 쓰이게 될 것이다. 최근의 추세를 보자.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는 가상화폐와 NFT를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미국 특허청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전자제품과 장난감 등을 가상 제품으로 만들어 메타버스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나이키는 가상세계에서 활용하는 신발과 의류 상표권을 등록했다. 디지털 운동화 회사 아티팩트(RTFKT)를 인수했고, 로블록스에 자체 가상 세계인 '나이키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에게 고가의 옷을 구매하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됐다. 가상 제품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가상 제품을 포괄하는 가상자산인 NFT의 주 수요처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 가장 적합한 사용처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와 NFT는 공동운명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메타버스 성공이 NFT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될 것이다. 앞으로 많은 개발자와 기업이 메타버스에서 NFT를 개발할 것이다. NFT 상품이 가상공간에서 사랑을 받게 되면 NFT 자산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NFT 가치 측정에 관한 논쟁도 사라질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NFT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메타버스를 주시하라!'

고진석 오썸피아 개발이사(CTO) ceo@tenspa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