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혁신기술로 지구 환경위기 막아야

김대환 HP코리아 대표
김대환 HP코리아 대표

코로나로 인한 포장재 사용 및 물류량이 급증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을 외치던 단체의 노력이 무색해질 정도의 폐기물이 배출됐다. 지구는 심각한 환경오염 위협을 받는 가운데 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환경을 보호·복구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지구는 유례없는 양의 플라스틱에 노출됐다. 2021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전 세계에 약 84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추가로 발생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40년에는 13억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폐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 재활용되는 부품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처리 역량을 넘은 폐기물은 해양·토양 등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가장 장기간 지속되는 해양 쓰레기로, 전체 폐기물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바다로 한번 흘러간 폐플라스틱은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바다를 떠돌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 생태계는 물론 인체에까지 유입된다. 환경오염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이제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이 대두됨에 따라 올해 3월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환경오염 가속화를 방지하기 위해 최초로 구속력 있는 '플라스틱 오염 방지 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까지 163개 회원국 간 협상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사용·처리 등 모든 단계에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많은 제품에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만큼 이러한 협약의 조항이 공개되면 플라스틱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T업계도 선진화한 플라스틱 생산 및 처리 방안을 마련해서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한 예로 바다에 버려지는 어망이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 착안, 수거한 폐어망을 스마트 기기에 적합한 소재로 재탄생시킨다. 친환경 소재 사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 제품 소비 증가에 따른 환경 보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친화적 소재 개발을 통한 제품 제조 이후 제품 폐기까지 재활용 가능률이 향상되는 연구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일부 IT 기업은 폐가전 회수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폐가전 제품을 직접 회수,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친환경적으로 처리한다. 각 지역의 규제와 요구사항에 적합한 회수 처리로 재활용 가능률을 높여서 자원순환형 사회 구축에 기여하는 방법 역시 환경 보전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이 기업의 일시적인 ESG 활동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HP는 2016년부터 해양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바다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는 플라스틱과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노트북을 선보였다. CES 2022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지속 가능형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최근 포장재 개발 업체 '츄즈패키징'을 인수하며 연간 1억5000만 톤 이상 소비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IT기업에서 진행하는 사업 대부분은 대규모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맞춤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HP는 작년 말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으로 서울시 면적의 약 6.7배에 이르는 크기의 숲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전 세계 HP 프린터의 10년간 종이 사용량을 모두 합친 약 1700만톤과 동일한 수준이다. 프린터 종이 제작에 쓰이는 목재 양보다 더 큰 규모의 삼림 복구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플라스틱을 비롯한 자원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환경오염에 관한 논의가 고도화함에 따라 자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의 감소 방안 마련은 필수 불가결한 조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환경오염을 사전에 방지하려면 이를 사용하는 기업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며, 올바른 방법이 이뤄진다면 건강한 지구를 지킬 수 있다.

김대환 HP코리아 대표 mediarelations@h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