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40형대 프리미엄 게이밍 TV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양사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빠른 응답속도와 초고화질의 LG '올레드 에보'와 고화질은 물론 하드코어한 게이밍 환경에서도 내구성 걱정이 없는 삼성 '네오 QLED'가 게이머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게이밍 TV 결전이 임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2년형 43형 네오 QLED TV를 출시하고 현재 삼성닷컴 등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중이다. LG전자도 이달 세계 최소 42형 올레드 에보 출시를 발표하고 최근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다음달부터는 양사 프리미엄 게이밍 TV가 소비자 손에서 비교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제품 모두 출고가격은 179만원으로 같다. 주사율 120㎐·그래픽 호환 기능 등 기본적인 스펙도 비슷하다. 최적의 화질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몰입감 극대화를 위한 사운드 기술도 두 제품에 적용됐다. 선택의 갈림길은 결국 패널이 OLED인지 미니LED인지와 구매자 성향, 게임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 올레드 에보는 자발광 OLED 패널을 사용, 응답속도가 그야말로 빛의 속도(0.1ms)다. 빠른 화면 전환 상황에서도 선명한 화질이 요구되는 '1인칭 슈팅 게임'(FPS)이나 '레이싱게임'에 제격이다. 화면을 통해 상대방보다 빨리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은 게임 속 캐릭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무기다. 초고화질로 잔상 없이 깨끗한 영상 속에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레이싱게임 만족도를 극대화한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속성이 있어 각 픽셀을 개별적으로 켜고 끌 수 있기 때문에 짙고 칠흑 같은 완벽한 검정색을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자주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OLED 패널의 태생적 한계인 내구성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일부 게임은 TV에서 보여지는 게임메뉴 등 부분적으로 같은 색을 오랫동안 표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같은 색 빛을 오랫동안 내야하는 가혹 조건이 계속되면 그 부분에 '번인'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번인은 OLED 패널의 소재인 유기물의 수명이 다해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OLED TV 기술을 선도하는 LG전자는 '픽셀 쉬프트'와 방열 알고리즘 개선 등으로 유기물의 수명을 최대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미니LED 패널을 사용하는 삼성 네오 QLED는 이미 같은 패널을 적용한 많은 모니터 제품을 통해 내구성이 입증됐다. 밝기에서는 미니LED의 성능이 OLED보다 확실히 앞선다. OLED 디스플레이의 밝기는 1000니트를 넘는 경우가 드물지만 미니LED 디스플레이는 최고 밝기가 1000니트 이상이며, 최소 600니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만큼 색재현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장시간 TV를 켜놓고 '노가다'(게임 속에서 아이템을 얻기 위해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채집하는 것)를 해야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같은 행태를 계속 반복 실행하는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게임(RTS)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네오 QLED TV가 적합하다. 응답속도도 OLED를 따라가지 못할 뿐이지 미니LED 모니터가 게이밍기어의 주류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준수하다. 100점 만점에 95점이냐 90점이냐 정도 차이라고 보면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프리미엄 게이밍 TV는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매자는 각자 자신의 취향과 주로 즐기는 게임 타입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