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에 보급(완공)된 풍력발전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력발전 보급실적이 녹록지 않다. 풍력발전 보급 부진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조화'를 공언한 윤석열 정부에도 과제로 다가올 전망이다.
24일 한국에너지공단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완공된 풍력발전은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에너지전환 정책을 펴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했지만 풍력발전 보급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보급된 풍력발전은 67㎿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보급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마저도 일부만 준공된 풍력발전단지 보급물량을 포함한 수치다. 올해 완공 실적에 따라 지난해 보급 실적은 더 낮아질 수 있다.
향후 풍력발전 보급을 급격히 확대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원전 확대 정책을 에너지 정책 전면에 내세우면서, 재생에너지는 '속도 조절'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풍력발전 보급 물량은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풍력 업계와 관련 기관은 대규모 풍력발전이 보급되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보급이 개선되겠지만 당장 500㎿ 이상 대규모로 보급 실적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대규모 풍력발전 보급은 윤석열 정부에도 중요한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원전을 에너지 정책 전면에 내세우고 있긴 하지만, 재생에너지 없이는 국제적으로 공언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도 탄소중립을 위한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기존에 많은 물량이 보급된 태양광과 함께 해상풍력 등 대규모 풍력발전은 계통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다만 풍력발전 인·허가 규제를 효과적으로 정비하면 수년 후 완공될 풍력발전 물량은 많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한 풍력발전은 13개소에 901.6㎿ 규모다.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까지 무난히 착공되면 2025~2026년 즈음 완공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풍력발전을 배제하는 것이 변수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풍력발전 관련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풍력발전은 정권에 상관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