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계가 TV채널을 활용한 라이브 판매 방송을 확대한다. TV애플리케이션(앱)과 모바일 동시 라이브로 판로 확대와 매출 성장을 노린다. 그러나 TV를 통한 생방송 판매와 다름없다는 점에서 TV홈쇼핑 기업과 갈등이 예상된다.
SK스토아·KT알파·신세계라이브쇼핑 등 T커머스 3사는 TV앱에서 라이브커머스 송출을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KT알파다. K쇼핑은 지난해 모바일·TV앱 동시라이브인 '라이브K(Live K)'를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K쇼핑은 시청자가 리모컨을 조정해 TV앱에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K쇼핑은 지난해 올레tv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스카이라이프 등 주요 TV 플랫폼에 순차 적용했다. TV앱 라이브 판매를 통해 한 단계 진보한 양방향 T커머스 플랫폼을 구현한다.
효율도 입증됐다. K쇼핑 라이브K의 최근 3개월간 TV앱 순방문자수(UV)는 론칭 직후 3개월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TV앱 내 다른 프로모션 노출과 비교하면 라이브 방송의 UV는 85.4%, 조회수(PV)는 55.6% 많다. TV앱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을 줬다. TV앱 이용고객은 서비스 론칭 이전과 비교해 104% 늘었고 PV도 150% 증가했다.
다른 T커머스 업체도 TV앱 라이브 판매 방송을 서두르고 있다. TV앱 라방을 테스트 운영 중인 SK스토아는 데이터방송 장점을 극대화한 클라우드 기반 'SK스토아온' 2.0을 앞세워 TV 라방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쇼핑도 지난해 12월부터 TV앱에서 모바일 라이브 방송을 서비스 중이다. 편성횟수는 일 2~4회 정도다. 모바일 라방으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군을 TV에서 동시 노출한다.
TV홈쇼핑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녹화 방송만 허용된 T커머스에서 TV홈쇼핑와 동일한 생방송 판매가 노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T커머스는 방송법상 데이터방송이다. 상품 소개와 판매도 데이터를 중심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 가이드라인도 TV홈쇼핑과 식별성을 위해 생방송 편성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주문형비디오(VoD) 형태 녹화 방송만 가능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T커머스 라방이 가능한 것은 TV에서 곧장 생방송을 송출하는 것이 아닌 화면상에서 TV앱을 리모컨으로 선택해야 생방송 화면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중간 장치를 뒀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동일한 생방송 판매인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TV홈쇼핑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TV홈쇼핑이 T커머스보다 많은 방송발전기금 의무와 심의를 부담하는 것은 생방송 송출 때문인데 모바일앱과 연결한 생방송으로 TV홈쇼핑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제도를 우회하는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T커머스의 편법 라방은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 속도에 법·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이해관계자 간 충돌이 격화한 결과”라면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이 법률 규정을 명확히 해 역무를 분명히 구분해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