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김동연 vs 김은혜' 확정… 李-尹 대리전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견 및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견 및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지사 선거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은혜 20대 대통령 당선인 전 대변인간 경쟁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리전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밤 시·도지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경기지사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확정했다. 김 전 부총리는 안심번호선거인단(50%)과 권리당원선거인단(50%) 투표 결과 50.67%의 득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안민석 의원은 21.61%,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19.06%를 획득했다. 조정식 의원은 8.66%에 머물렀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김은혜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했다. 김 의원은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대선후보급인 유승민 전 의원을 눌렀다.

후보가 결정되자 정치권 시선이 경기도에 더욱 쏠리는 모양새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두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 상임고문과 윤 당선인을 대신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은혜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은혜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부총리는 줄곧 이 상임고문을 잇겠다고 강조해왔다. 최종 후보로 결정된 뒤에도 그는 “전임 경기지사인 이 상임고문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킬 것임을 약속한다. '이재명이 만들고 김동연이 꽃 피운다'는 의미의 '명작동화(明作東花)' 공약시리즈는 경기도민이 도정의 효능감을 더욱 짙게 느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김 의원은 이른바 윤심(尹心)으로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이번 정권교체가 미완의 상태이기 때문에 경기도에서 완성이 돼야 한다”라며 “경기도만으로는 발전이 안 된다. 새 정부와 서울시장, 국토부장관과 함께 환상적인 복식조를 이루는 사람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지사에 당선되면 경기도민의 청구서를 들고 용산 사무실을 덮쳐서 바구니를 풀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경기지사 선거가 지방선거 전체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지점으로 떠올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0.73%라는 적은 차이로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후보자들의 많은 의혹 탓에 마냥 국민의힘이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기지사 판세에 따라 서울시장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