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시스템 가격을 40%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50%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재 100달러 안팎의 배터리팩(1㎾h 기준) 가격을 60달러 수준으로 낮추고, 1㎾h당 주행성능도 현재 6~7㎞에서 1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독자 표준화를 통한 공용화로 배터리시스템의 복잡성을 줄이면서 품질과 생산성 모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제훈 현대차 배터리설계팀장(책임연구원)은 27일 '배터리데이 2022'에서 '전기차 배터리시스템 개발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는 전동화의 핵심 부품인 모터·인터버·감속기를 하나로 모듈화하는 동시에 독자 설계 기술로 모든 차량에도 적용 가능한 배터리시스템까지 모듈화한다. 이 시스템은 생산 단일화에 따른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제네시스 브랜드 각기 다른 차량 특성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여기에 배터리시스템 에너지관리나 빅데이터를 통한 지능형 소프트웨어 기술과 함께 이전에 없었던 고도화된 열관리 기술도 적용한다. 전기차 고객의 운전 패턴을 분석해 운전과 주차 상태 내외부 온도에 따라 차가 스스로 시스템의 온도를 관리한다. 또 현재 공랭·수냉식 기술을 '양면 냉각' 기술과 리튬이온 배터리를 냉매에 액침하는 차세대 기술로 물리적인 배터리 비용을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금의 독자 배터리시스템을 2024년까지 E-GMP 플랫폼에 최적화하면서 2025년 이후에는 현대차의 2세대 전동화 플랫폼인 'EM', 'ES'로 양분화해 집중할 방침이다.
최 팀장은 “2025년부터는 E-GMP 플랫폼을 EM·ES 플랫폼으로 양분화하며 복잡성을 최소화한 모듈, 공용화 전략으로 제품 완성도와 가격경쟁력 모두를 높여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고체전지와 LIB(리튬이온 배터리)가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현대차는 배터리 폼팩터나 양극활물질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전략이다. 특정 소재·폼팩터보다 안전성과 효율을 높일 열관리, 인공지능 등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생산성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배터리셀의 에너지밀도를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것은 배터리 업체 역할로, 현대차는 독자적 설계와 관리 기술로 배터리시스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